에쓰오일 연구원이 서울 강서구 마곡산업단지에 있는 기술개발(TS&D) 센터에서 전기차·수소전기차 등에 적용할 윤활제품 관련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실험을 하고 있다.  에쓰오일 제공
에쓰오일 연구원이 서울 강서구 마곡산업단지에 있는 기술개발(TS&D) 센터에서 전기차·수소전기차 등에 적용할 윤활제품 관련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실험을 하고 있다. 에쓰오일 제공


■ 2024 K-Industry 글로벌로 다시 뛴다 - (18) 에쓰오일

역대 최대규모 투자 초대형 사업
사우디 아람코 신기술 적용 눈길
완공땐 석화 비중 12%→25%로

정유공정에 바이오 원료 첫 투입
친환경 제품 생산량 증대 목표도


에쓰오일이 세계 최대 스팀크래커(Steam cracker) 등이 들어서는 ‘샤힌(Shaheen) 프로젝트’를 통해 세계 석유화학 시장을 정조준한다. 샤힌 프로젝트에는 모기업인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의 신기술도 집중적으로 적용될 예정이다. 에쓰오일은 샤힌 프로젝트가 완공되면 석유화학 제품 수출을 크게 늘려 ‘글로벌 친환경 화학기업’으로 사업구조 변화를 이루겠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글로벌 석유화학기업 도약 추진 = 4일 에쓰오일에 따르면, 샤힌 프로젝트는 국내 석유화학 역사상 최대 규모인 9조2580억 원을 투자하는 초대형 사업이다. 친환경 에너지·화학 기업으로서 위상을 다지겠다는 구상 아래 추진되고 있다. 지난해 착공한 샤힌 프로젝트는 울산 온산국가산업단지에 구축되며, 오는 2026년 상반기 완공 예정이다. 프로젝트명 ‘샤힌’은 아랍어로 ‘매’를 뜻한다. 한국과 사우디는 매사냥을 유네스코 세계무형문화유산에 등재한 전통을 공유하고 있다. 샤힌을 통해 한국과 경제협력을 강화하고 에너지 전환을 위해 함께 노력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샤힌 프로젝트의 핵심 설비는 △석유화학 기초원료인 에틸렌을 생산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스팀 크래커(연간 에틸렌 생산량 180만t) △원유에서 직접 석유화학 원료(나프타 등)로 전환하는 아람코 신기술이 적용된 ‘TC2C(Thermal Crude To Chemical)’ 시설 △플라스틱을 비롯한 합성수지 원료로 쓰이는 고부가가치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하는 폴리머 공장 등이다. 샤힌 프로젝트가 완공되면, 에쓰오일 사업 포트폴리오에서 차지하는 석유화학 비중이 현재 약 12%에서 25%로 대폭 확대된다. 이에 연료유 중심 사업구조를 다각화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무엇보다 에쓰오일은 샤힌 프로젝트를 통해 석유화학 제품 수출 증대를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에쓰오일 매출 약 35조7267억 원 가운데 석유화학제품은 12.3%인 4조3847억 원이었고, 이 중 수출 비중은 약 2조 원이었다. 샤힌 프로젝트 완공 후 석유화학 비중이 늘어나면 자연스레 수출도 크게 증가할 것이라는 게 에쓰오일의 관측이다. 지난해 에쓰오일의 제품별 매출 실적 중 수출 비중은 휘발유 55%, 항공유 87%, 경유 43%, 윤활기유 83%, 석유화학 제품 46% 등이었다.

울산 에쓰오일 온산공장 직원들이 지난 1월 29일 바이오 원료와 폐플라스틱 열분해유를 실은 탱크로리 하역작업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에쓰오일 제공
울산 에쓰오일 온산공장 직원들이 지난 1월 29일 바이오 원료와 폐플라스틱 열분해유를 실은 탱크로리 하역작업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에쓰오일 제공


◇친환경 사업으로의 재편은 이미 시작 = 에쓰오일은 지난 1월 말부터 국내 정유사 최초로 바이오 원료의 정유 공정 투입을 시작했다. 바이오 원료(폐식용유·팜 부산물 등)와 폐플라스틱 열분해유 초도 물량을 기존 정유 공정에 원유와 함께 투입·처리해 저탄소 연료유(지속가능항공유·차세대 바이오디젤 등)와 친환경 석유화학 원료(나프타·폴리프로필렌 등)의 생산을 개시한 것이다. 에쓰오일은 앞으로 2년 동안 새로운 대체 원료의 혼합 비율을 조정해가면서 공정 영향성 등을 평가하며 친환경 제품 생산량을 확대할 예정이다. 에쓰오일은 또 탈탄소 흐름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 2021년 삼성물산과 ‘친환경 수소 및 바이오 연료 사업 파트너십’을 맺었다. 지난해 12월에는 DS단석과 친환경 저탄소 연료 및 화학제품 원료 공급망 구축을 위한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대체 원료로 생산한 제품의 저탄소 제품 국제 인증(ISCC) 취득도 추진 중이다.

샤힌 프로젝트도 탈탄소 전략과 무관하지 않다. 샤힌 프로젝트는 공정을 단순화해 기존 나프타 크래커보다 에너지 효율 향상과 탄소 감축 효과가 뛰어나다고 에쓰오일은 설명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에쓰오일은 최초 설계 단계보다도 탄소 배출량을 20% 이상 절감하는 기술을 적용했다. TC2C 설비 운영 과정에서도 저탄소 외부스팀 도입, 폐열 회수, 공정 효율성 향상 등의 노력을 지속할 계획이다.

한편 에쓰오일은 지난해 11월 서울 강서구 마곡산업단지에 1444억 원을 들여 기술개발(TS&D) 센터를 준공했다. 이 센터는 샤힌 프로젝트 완공 이후 양산될 올레핀 석유화학 분야 신기술 역량 강화를 위한 핵심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에쓰오일이 전략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청정수소와 암모니아, 바이오연료 등 신에너지 분야의 기술개발 기반도 마련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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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훈 기자 tarant@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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