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에서 발생한 규모 7 이상의 강진으로 공장 가동을 중단했던 세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1위 업체 TSMC가 공장 설비의 70% 이상을 복구했으며 생산 재개를 시도한다고 밝혔다. 외신들은 이번 지진으로 반도체 생산 차질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TSMC가 전 세계 반도체 제조 중심이라는 역할을 해낼지 시험대에 올랐다고 전했다.

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TSMC는 이날 오후 늦게 성명을 내고 “지진 발생 이후 10시간 만에 공장 설비의 70% 이상을 복구했다”며 “극자외선 노광장비를 포함한 중요 설비는 손상되지 않았다. 일부 시설에서 경미한 피해가 확인됐으며 완전한 복구를 위해 활용 가능한 모든 자원을 투입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대피했던 직원 모두 이날 오후 업무에 복귀했다고 전한 TSMC는 “1999년 지진 이후 건물에 댐퍼(진동 흡수장치)를 추가했으며 지진 발생 후 신속한 복구를 위한 정기 훈련도 실시하고 있다. TSMC 건물들은 이번 지진과 비슷한 규모의 지진에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고 덧붙였다.

TSMC 공장이 위치한 지역의 지진 강도는 5 정도여서 건물이 이번 지진으로 큰 손상을 입지는 않았다. 하지만 미세한 흔들림에도 영향을 받는 반도체 제조의 특성상 이번 지진으로 반도체 공급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우려는 계속 나오고 있다.

브라이언 탄 수석 이코노미스트 등 바클레이즈의 분석가들은 “일부 첨단 반도체는 24시간 연중무휴로 가동되는 공장에서 몇 주 동안 진공 상태에 격리돼 생산된다”며 “생산이 일시 중단됐다면 이 프로세스가 혼란에 빠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이번 지진으로 눈에 잘 띄지 않는 손상이 가해졌을 수 있다. 또 공장 가동을 잠시만 중단해도 재가동에 필요한 시간과 작업 때문에 생산에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TSMC가 전 세계 반도체 제조의 중심지 역할을 할 준비가 돼 있는지를 평가하는 시험대에 올랐다”고 전했다.

박세희 기자 saysay@munhwa.com
박세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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