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츠 “예정된 총선 2년 당기자”
시민들 추가 반정부시위 준비

폭격 당한 WCK “이, 의도적”


구호차량 오폭 참사 후 베냐민 네타냐후 정권을 향한 국내외 공세가 거세지면서 이스라엘이 혼돈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의 정치적 라이벌인 베니 간츠 국민통합당 대표는 조기 총선을 촉구하고 나섰고 폭격당한 구호단체 월드센트럴키친(WCK) 설립자는 공격이 “의도적”이었다며 이스라엘에 대한 비난 강도를 높였다.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전시내각에 참여해온 중도파 간츠 대표는 3일 기자회견을 열고 이스라엘이 오는 9월 조기 총선을 치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2026년으로 예정된 총선을 2년가량 앞당기자는 것으로, “이것이 우리 사이의 신뢰를 회복하고 국가 분열을 방지하는 길”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최근 나흘간 네타냐후 총리를 규탄하는 시위를 벌였던 이스라엘 시민들도 추가 반정부 시위를 준비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보도했다.

국제 사회도 이스라엘에 대한 비판 수위를 높이고 있다. 오폭 참사에 직원이 사망한 WCK의 창립자이자 스타 셰프인 호세 안드레스는 이날 로이터통신 인터뷰에서 이번 폭격이 “의도적”이었다고 강도 높게 규탄했다. 그는 “이번 상황은 단순히 잘못된 장소에 폭탄을 투하한 운 나쁜 상황으로 볼 수 없다”면서 이스라엘군이 체계적으로 구호 트럭을 차량별로 조준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오폭으로 자국민이 숨진 폴란드는 이스라엘에 배상과 해명을 요구하는 한편 사망 경위에 대한 자체적인 검찰 수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이날 뉴욕타임스(NYT)는 오폭 참사 이후 2곳의 국제 구호단체가 활동을 중단하고 WCK가 수천t의 음식이 든 구호품 선박을 키프로스로 되돌려보내는 등 가자지구 내 원조 활동이 줄어들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유엔도 지난 2일부터 야간 시간대 구호물품 운송 작업을 잠정 중단했다. 한편, 이란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이날 주시리아 이란 영사관 폭격 사건과 관련해 “가자지구에서 시온주의 정권(이스라엘)은 패배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상훈 기자 andrew@munhwa.com
박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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