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으로 보기에 흉한 것, 코로 냄새를 맡기에 역한 것, 입으로 먹었을 때 씹는 맛이 고약한 것을 접했을 때 쓸 수 있는 단어로 ‘욕지기’와 ‘구역질’이 있다. 토할 듯 메스꺼움을 느낀다는 뜻의 욕지기는 요즘은 듣기 힘든 단어이지만 15세기부터 써 오던 고유어이다. 구역질은 속이 메스꺼워 토하려고 하는 행동으로서 한자어 ‘구역(嘔逆)’에 행동을 나타내는 ‘질’이 붙은 말이다. 둘 다 느낌이 좋은 말은 아니지만 생명 유지를 위해 꼭 필요한 느낌을 표현한다.
욕지기와 구역질은 병에 의한 몸 상태와도 관련이 있지만 음식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음식이 썩으면 색이나 모양이 흉하게 변하고 역한 냄새를 풍긴다. 그것을 모르고 입에 넣었을 때의 느낌은 끔찍하기만 하다. 욕지기와 구역질은 이렇듯 상하거나 변해 먹으면 큰 탈이 날 수 있는 음식에 대한 거부반응의 일종이기도 하다. 배가 고프더라도 메스껍고 토할 것 같은 느낌을 주어 이런 음식의 섭취를 막는 것이다.
그런데 욕지기와 구역질이 때로는 훈련을 통해 억제되기도 한다. 홍어를 삭히거나 청어를 절이면 발효 과정을 통해 고약한 냄새가 난다. 두부를 소금에 절여 발효시킨 취두부나 콩을 삶아 발효시킨 청국장 또는 낫토 또한 냄새나 식감이 혐오스러울 수도 있다. 그러나 이 음식을 즐겨 먹는 이들은 이 음식에 대해 욕지기를 느끼지 않거나 구역질이 나지 않도록 훈련된다.
욕지기나 구역질은 낯선 것, 그래서 위험할 수도 있는 것에 대한 반응의 결과이다. 그런데 때로는 이 반응이 혐오, 기피, 거부로 나아가기도 한다. 낯선 피부색, 종교, 문화를 접할 때의 과민한 반응이 그것이다. ‘다른 것’은 ‘틀린 것’이 아닌데 다르다는 이유로 과민한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역한 발효 음식도 훈련되면 맛있다고 느껴지듯이 때로는 낯선 것을 포용하는 훈련이 필요하다. 특히 지구상 모든 사람의 음식 문화에 대해서는 호기심이 먼저다.
인하대 한국어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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