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개월 연속 플러스 행진
“반도체의 수출견인 지속될듯”


반도체 수출의 강한 증가세가 경상수지 흑자 행진을 이끌고 있다. 이에 2월 경상수지는 68억 달러 흑자를 내며 10개월 연속 흑자 기조를 이어갔다. 인공지능(AI) 열풍으로 정보기술(IT) 분야 전방산업에서 반도체 수요가 대폭 늘어나면서 경상수지 흑자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은행이 5일 발표한 국제수지 잠정 통계에 따르면 2월 경상수지는 전월 대비 38억1000만 달러 늘어난 68억6000만 달러(약 9조2747억 원) 흑자로 집계됐다. 지난해 5월 이후 10개월 연속 흑자다. 상품수지(66억1000만 달러)가 전월 대비 23억7000만 달러 늘어나며 경상수지 흑자 달성을 주도했다. 수출이 521억6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0% 증가했고, 수입은 455억5000만 달러로 12.2% 감소했다.

품목별로 보면 반도체 수출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통관 기준, 전년 동월 대비 63.0%나 증가하며 지난 2017년 12월(67.6%)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을 나타냈다. 송재창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AI나 데이터 관련 수요가 견조하게 지속되고 있다”며 “반도체가 경상수지 흑자를 견인하는 흐름은 당분간 지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철강제품(-8.8%), 승용차(-8.2%) 수출은 감소했다.

국제금융센터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최근 한국의 반도체 수출이 예상보다 더 강하게 나타났다”고 평가했다. 반도체 수출 증가율은 지난해 11월 10.8%, 12월 19.0%, 올해 1월 52.8%로 점점 증가 폭이 커지고 있다. 김우진 국제금융센터 책임연구원은 “글로벌 반도체 가격은 재고 정상화로 추가적인 가격 상승 여력이 상당하며, 고대역폭메모리(HBM) 주문이 늘고 중국 경제가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어 반도체 수출 증가세를 뒷받침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비스수지(-17억7000만 달러)는 지난달보다 적자 폭이 8억9000만 달러 축소됐다. 겨울방학이 끝나 출국자 수가 감소한 영향으로 여행수지 적자(-13억6000만 달러) 규모가 줄어든 것에 기인한다. 본원소득수지(24억4000만 달러)는 전월보다 흑자 폭을 키워 경상 흑자 증가에 기여했다.

올해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반도체 수출 호조로 전년보다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최근 국제유가 오름세와 4월 해외 투자자 배당 지급 등으로 상반기 중 증가세가 다소 제약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송 부장은 “국제유가 상승 영향이 1개월의 시차를 두고 원유도입단가에 반영된다”며 “4월 이후 경상수지와 수입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김지현 기자 focus@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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