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삼성 스토어인 ‘삼성 837’에서 열린 ‘비스포크 AI 미디어데이’에서 직원이 일체형 세탁건조기 ‘삼성전자 비스포크 AI 콤보’를 소개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지난 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삼성 스토어인 ‘삼성 837’에서 열린 ‘비스포크 AI 미디어데이’에서 직원이 일체형 세탁건조기 ‘삼성전자 비스포크 AI 콤보’를 소개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 삼성전자 ‘어닝 서프라이즈’

반도체 적자 끝… 흑자전환한듯
메모리 감산·IT 수요회복 효과
1분기 반도체영업익 1조 전망도

하반기로 갈수록 실적 탄력 예상
내년엔 메모리 호황때 수준될듯


삼성전자의 올해 1분기 잠정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약 9.3배로 폭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 부문이 지난해 내내 이어진 적자 행진에 마침표를 찍고 흑자로 돌아서며 ‘실적 회복’을 이끈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여기에 세계 첫 인공지능(AI) 스마트폰 ‘갤럭시 S24’ 시리즈의 판매 호조도 쌍끌이로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이끈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는 이런 추세라면 삼성전자가 올해 30조 원대 연간 영업이익을 회복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5일 오전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6조6000억 원, 매출이 71조 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잠정 실적인 만큼 사업부문별 실적을 밝히지 않았지만, 증권가에선 반도체를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의 영업이익이 적게는 3570억 원(상상인증권), 많게는 1조2000억 원(KB증권)을 기록했을 것으로 봤다.

지난해 4월 초 삼성전자가 처음 밝힌 메모리 감산 방침의 기저 효과가 수요 증가와 맞물리면서 반도체 실적의 가파른 반등세를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1분기 D램 평균판매단가(ASP)가 전 분기와 견줘 최대 20% 오른 것으로 예측했다. AI 서버에 들어가는 고대역폭메모리(HBM)와 DDR5 등 ‘돈 되는’ D램 제품이 잘 팔린 것도 실적 개선에 한몫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전체 HBM 판매에서 HBM3, HBM3E 등 첨단 제품 비중이 올해 상반기 절반을 넘어서고, 하반기 90% 수준에 도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모바일경험(MX)사업부의 영업이익은 적게는 3조7000억 원(SK증권·흥국증권), 많게는 4조1660억 원(상상인증권)을 낸 것으로 추정됐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MX사업부는 S24 신제품 출시 효과가 반영돼 호실적이 예상된다”고 했다.



이 같은 실적 질주는 하반기로 갈수록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날 에프앤가이드가 최근 1개월 내 나온 증권업계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433.9% 증가한 35조631억 원, 매출은 18.0% 오른 305조4769억 원으로 예상됐다. 내년에는 ‘메모리 호황기’였던 2021년(영업이익 51조6339억 원) 수준의 실적을 회복할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 같은 전망이 나오는 이유는 메모리 실적의 양대 축 중 D램이 지난해 4분기 흑자로 전환한 데 이어 적자에 신음했던 낸드플래시도 가격 반등에 힘입어 올해 연간 2조 원을 웃도는 흑자를 낼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지난해 160억 달러(약 21조6000억 원) 규모의 일감을 수주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부도 하반기에 흑자 전환해 실적 반등세를 뒷받침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신석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파운드리 사업부가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지만, 올해 최대 수주를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며 “메모리 사업도 하반기 HBM의 공급과 범용(레거시) 제품의 수요 증가에 따라 실적 성장 속도가 예상보다 가파를 것”이라고 말했다.

이예린 기자 yrl@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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