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렉스 영업익 328억→46억원
작년 디올·몽클레르도 줄었는데
해외본사행 배당금은 되레 늘려
국내사회 기부액은 ‘제로 수준’
고물가 장기화에 따른 소비침체로 소위 ‘명품’으로 불리는 해외 고가 브랜드들도 국내에서 힘을 쓰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일부 브랜드들은 실적 감소에도 불구하고 해외 본사로 보내는 배당금은 늘린 반면, 국내 기부금은 형식적인 수준에 머물러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는 소홀하다는 비판도 나온다. ‘연례행사’처럼 자리 잡은 ‘묻지마식 가격 인상’ 또한 이어지고 있어 소비자 불만은 계속 커지고 있다.
5일 금융감독원 자료를 보면 프랑스 브랜드 디올을 운영하는 크리스챤디올꾸뛰르코리아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3120억 원으로 전년(3238억 원) 대비 3.6% 감소했다. 2022년 영업이익 성장률이 전년 대비 53.1%였던 점을 고려하면 성장세가 크게 꺾인 셈이다. 예물 시계 대명사인 스위스의 롤렉스를 운영하는 한국로렉스도 지난해 영업이익이 46억 원으로 전년(328억 원) 대비 대폭 감소했다. 패딩으로 유명한 프랑스의 몽클레르를 운영하는 몽클레르코리아도 영업이익이 같은 기간 739억 원에서 550억 원으로 곤두박질쳤다. 미국 브랜드 톰포드는 아예 영업이익이 적자로 돌아섰다.
해외 유명 브랜드들의 국내 실적 침체는 고물가·고금리에 따른 경기악화로 고가 사치품에 대한 소비가 줄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 백화점 업체 관계자는 “지난해 해외여행 정상화로 중상류층이 해외에서 소비를 늘리면서 국내 명품 수요가 많이 줄었다”며 “전 세계적인 소비심리 위축 현상으로 해외 브랜드 본사의 실적도 대부분 감소하거나 정체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 브랜드는 실적 악화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해외 본사로 보내는 배당금은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크리스챤디올꾸뛰르코리아는 지분을 나눠 갖고 있는 디올 홍콩법인(67.80%)과 프랑스 본사(32.20%)에 지난해 2148억 원의 배당금을 책정했다. 이는 전년(1647억 원) 대비 30.4%나 늘어난 규모다. 지난 2022년 배당금이 없었던 몽클레르코리아도 지난해 435억 원의 배당금을 책정했다.
반면 해외 유명 브랜드들의 사회 공헌도를 알 수 있는 국내 기부금 지출액은 아예 없거나 형식적인 수준에 머물고 있다. 크리스챤디올꾸뛰르코리아는 지난해 기부금이 1920만 원으로 전년 대비 300만 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한국로렉스는 기부금이 지난 2022년 4억 원에서 지난해 100만 원으로 대폭 줄었다. 이런 가운데 해외 유명 브랜드들의 제품 가격 인상 행렬은 멈추지 않고 있다. 디올은 지난 1월 인기 제품인 로즈드방·디올아무르·젬디올 등 귀금속 가격을 최대 12% 인상했다. 롤렉스도 같은 달 일부 시계 제품 가격을 8% 안팎으로 인상했다.
김호준 기자 kazzy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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