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예가 김동욱 씨가 8일 오전 경북 포항 송도해수욕장 모래사장에 투표를 독려하는 대형글씨를 쓰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예가 김동욱 씨가 8일 오전 경북 포항 송도해수욕장 모래사장에 투표를 독려하는 대형글씨를 쓰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 수원정 민주당 지지층 민심

“金 헐뜯는 사람이 더 나빠”
‘우리 편은 괜찮아’ 지지 양상
일각선 “누구도 찍기 싫다”


수원=권승현 기자 ktop@munhwa.com

경기 수원정 지역구에서는 ‘이화여대생 성 상납’ 발언 등 막말 논란의 중심에 있는 김준혁(사진)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꿋꿋하게 유세활동을 벌이고 있었다.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음에도 “우리 편은 괜찮아” 식의 견고한 지지흐름이 자리 잡고 있었다.

7일 경기 수원시 영통구 원천호수에서 만난 김 후보 지지자들은 “정권 심판이 먼저”라며 김 후보를 감쌌다. 김 후보에게 표를 주겠다는 유권자들은 정당을 보고 투표하겠다고 했다. 12년 넘게 영통구에 살았다는 박모(79) 씨는 “김 후보가 한 말(고 박정희 전 대통령이 종군위안부와 성관계했다는 발언, 이대생들이 미군 장교에게 성 상납했다는 발언 등)은 당시 시대상을 고려하면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었다”며 “지어서 한 말이 아닌데도 지나치게 헐뜯으니 헐뜯는 사람이 더 나빠 보인다”고 했다. 사전투표를 했다는 민모(여·47) 씨는 “김 후보의 구설에 대해선 잘 모르는 데다가 찾아봤다고 하더라도 마음이 바뀌진 않았을 것 같다”며 “윤석열 대통령이 의료 문제를 다루거나 늘봄학교를 추진할 때 충분한 소통 없이 마구잡이로 밀어붙이는 모습을 보면서 공포를 느꼈다”고 말했다.

김 후보의 막말에 실망해 투표를 망설이는 시민도 있었다. 다만 이수정 국민의힘 후보의 ‘대파 한 뿌리 값’ 발언 여파인지 지지후보를 바꾸는 경우는 없었다. 가족과 함께 산책을 나온 정모(37) 씨는 “비교적 오래 이 지역에서 출마를 준비했던 김 후보에게 투표하려 했으나, 과거 김 후보가 한 경솔한 발언을 듣고 크게 실망했다”며 “10일 투표장에 나갈지 말지 아직도 마음을 정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1학년 딸 아이와 함께 봄나들이를 나왔다는 오모(39) 씨에게 인터뷰를 요청하자, 오 씨는 “아빠 대화 나눌 동안 잠깐 이 앞에서 놀고 있어”라며 딸을 멀리 떨어뜨렸다. 그는 “김 후보의 막말 논란은 딸 아이 앞에서 이야기하기 민망스러울 정도로 수위가 높다”며 본인은 투표를 포기한 상태라고 했다. 그는 “김 후보의 과거 막말엔 여성을 비하하는 시선이 근간에 있다”며 “딸을 키우는 아빠로선 아무리 과거 발언이라고 하더라도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발언”이라고 말했다.

회계법인에서 일하는 윤모(29) 씨는 사전투표에서 이 후보를 뽑았다고 했다. 그는 “이 후보 개인만 보면 대파 한 뿌리 논란 때문에 찍어주고 싶지 않았다”면서도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등 노력하면 고소득층의 길로 갈 수 있는 길을 열어두는 국민의힘의 정책에 좀 더 공감이 가서 2번을 찍었다”고 설명했다. 투표를 포기하거나 아직도 마음을 정하지 못한 유권자들도 많았다. 김민정(여·40) 씨는 “이 후보도 대통령의 대파 가격 발언을 무리하게 감싸주려다가 욕먹지 않았느냐”며 “여기도 저기도 다 싫다는 마음뿐”이라고 터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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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승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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