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혼합니다 - 안형주(33)·강소연(여·30) 커플

저(소연)는 ‘블라인드 소개팅’으로 예비신랑(예랑)을 만났습니다. 어릴 때부터 이른 나이에 결혼해 일찍 가정을 이루는 게 목표였어요. 하지만 좋은 사람을 만나는 게 쉬운 일이 아니더라고요. 몇 번 연애에 실패하면서 결혼 생각을 접으려 할 때쯤 소개팅 자리가 들어왔어요. 대학생 때 알던 친구가 소개팅을 제안한 거죠. 다만 소개팅 상대 사진이 없다고 하더라고요. 이전 같으면 절대 받지 않을 소개였지만, 한번 받아보기로 했죠.

소개팅 상대가 어떻게 생겼는지 몰랐지만, 만나기 전 메시지를 주고받으면서 대화가 참 잘 통했어요. 그래서 오히려 겁이 나기도 하더라고요. ‘이렇게 대화가 잘 통하는데 외모가 내 스타일과 너무 다르면 어떡하지?’ 이런 걱정이요. 말 그대로 블라인드 소개팅을 하게 된 거죠.

처음 얼굴을 본 소개팅 당일, 예랑이 지하주차장에서 커피를 들고 저를 보자마자 해맑게 웃어줬던 기억이 나요. 그 모습이 귀여워서 강아지처럼 보였거든요. 별 기대 없이 나간 소개팅에서 마음에 든 사람이 나타나니 쑥스러워 제대로 눈도 못 마주쳤어요. 그날 저희는 오이도에 가서 함께 술을 마실 정도로 가까워졌어요.

소개팅 다음 날 이른 아침 예랑에게 “모시러 갈까요?”라는 메시지를 받았어요. 당시 예랑은 구리에 살았어요. 제가 사는 시흥까지 오려면 1시간은 걸렸어요. 예랑은 소개팅 다음 날도 아침 일찍 제가 보고 싶어, 제가 살던 집 근처 모텔에서 혼자 잠을 잤다고 해요. 날이 밝자마자 다시 보자고 연락한 거였죠. 그래서 잠만 같이 안 잤지 1박 2일 소개팅이나 마찬가지였어요. 처음 본 사이인데도 불편함은커녕 오래된 친구 같았어요. 동시에 설렘이 있었고요.

지난해 5월 1일 연애를 시작한 저희는 오는 9월 결혼식을 치를 예정이에요.

눈만 마주쳐도 제게 예쁘다고 해주고, 신경 써주고 또 보듬어주는 예랑에게 고마워요.

sum-la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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