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회 의석변화 및 전망

단독과반 민주, 입법독주 예상
국회 주요 상임위장 독식 예고
與 대통령 거부권은 겨우 사수

범야권 ‘200석 확보’는 불발
법안폐기 등 극한대치 반복될듯


4·10 국회의원 총선거가 범야권의 압승으로 끝나면서 윤석열 정부는 21대에 이어 22대 국회까지 임기 내내 극심한 ‘여소야대’ 지형 안에서 국정을 운영하게 됐다. 국민의힘은 지역구와 위성정당 비례의석 등 총 108석을 확보해 각종 법률안에 대한 대통령 거부권과 탄핵, 개헌 저지선 3개를 사수했으나 입법과 예산 처리 등에서 거야의 독주가 예상되는 탓에 더불어민주당의 완력에 끌려다녀야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됐다.

11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민주당은 지역구(161석)와 비례대표 의석(14석)을 합해 총 175석을 얻었다. 국민의힘은 낙동강 벨트를 포함한 부산·울산·경남 지역에서 선전했음에도 지난 총선에 이어 가장 많은 의석이 걸린 수도권에서 또다시 참패하면서 지역구 의석을 90석 확보하는 데 그쳤다.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는 18석을 얻었다.

현재 의석수를 기준으로 보면 민주당은 156석에서 175석으로 19석이 늘었고, 국민의힘은 114석에서 108석으로 6석이 줄었다. 사실상 민주당의 ‘형제 정당’인 조국혁신당을 비롯해 개혁신당·새로운미래·진보당까지 포함하면 범야권 의석은 192석에 육박한다. 재적 의원 5분의 3인 180명 이상이 찬성하면 쟁점 법안을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할 수 있고, 여당의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 진행 방해를 위한 무제한 토론) 역시 24시간 뒤 강제로 종료시킬 수 있다. 또 ‘단독 과반’에 성공한 민주당은 국회의장은 물론 법제사법위원장·예산결산특별위원장 등 주요 상임위원장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함께 조국혁신당이 더불어민주연합 출신 비례대표와 야권 성향의 소수 정당 등과 연대해 원내교섭단체(20석) 구성을 추진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다만 범야권은 200석 확보에는 실패하면서 야당이 강행 처리한 법안에 대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고 국회 재의결(재적 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 과정에서 법안이 폐기되는 21대 국회의 악순환을 되풀이할 가능성이 커졌다.

민주당과 같은 ‘윤석열 정권 심판’을 내세우면서도 검찰 개혁을 비롯한 주요 공약에서 선명성을 더욱 강조해 돌풍을 일으킨 조국혁신당은 24.25%의 정당 득표율로 비례대표로만 12석을 챙겼다. 개혁신당은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출마한 경기 화성을과 비례대표 2석 등 총 3석을 얻었다. 새로운미래는 야권 잠룡인 이낙연 대표가 광주 광산을에서 민형배 민주당 후보에 압도적 표차로 패배한 가운데, 함께 민주당을 탈당한 김종민 의원만이 민주당 후보가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공천 취소된 세종갑에서 살아남았다. 민주당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을 통해 정혜경 전 진보당 경남도당 부위원장, 전종덕 전 민주노총 사무총장 등을 입성시킨 진보당은 지역구에서도 울산 북구(윤종오 후보)를 가져갔다. 한편 이번 총선에서는 무소속 후보가 단 한 명도 당선되지 못하는 기록을 낳았다.

나윤석 기자 nagij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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