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22대 총선 양당표 분석
21대 총선보다 득표율차 줄어
소선거구제탓 의석수 71석차
여동야서 흐름 한층 뚜렷해져
제3지대 ‘양당체제 균열’ 실패

지난 20대 대통령 선거 당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득표율 차이는 0.73%포인트에 불과했으나 범야권의 압승으로 끝난 22대 총선에서 양당의 전체 지역구 득표율 격차는 5.4%포인트로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김건희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와 이종섭 전 주호주대사의 ‘도피 출국’ 논란 등이 촉발한 정권 심판론이 다른 이슈를 집어삼키면서 지난 대선 때 윤석열 대통령을 지지한 중도·보수층의 상당수가 국민의힘에 등을 돌린 결과로 풀이된다.
12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번 총선의 254개 지역구에서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각각 1475만8083표, 1317만9769표를 획득해 157만8314표의 격차를 보였다. 득표율로 따지면 민주당은 50.45%, 국민의힘은 45.05%였다. 하지만 지난 대선 당시 윤 대통령은 48.56%의 득표율을 기록해 47.83%를 얻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불과 0.73%포인트 차로 따돌렸다. 총 득표수는 윤 대통령이 1639만4815표, 이 대표가 1614만7738표로 격차는 24만7077표였다. 양당의 득표수 격차가 2년 새 6배 이상으로 커진 셈이다.
이 같은 결과는 중도·보수 유권자의 이탈과 함께 지난 대선에서 국민의힘 승리의 원동력이었던 2030 남성의 상당수가 여당 지지를 철회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2022년 대선 당일 방송 3사 출구조사에서 20대 남성(58.7%)과 30대 남성(52.8%)의 절반 이상이 윤 대통령을 찍었다고 답했으나, 이번 총선 출구조사의 비례대표 투표에서 20대 남성과 30대 남성은 각각 31.5%, 29.3%만이 여당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를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21대 총선과 비교하면 양당의 득표율 격차가 좁혀진 것으로 파악됐다. 21대 총선에서 민주당은 49.9%, 국민의힘 전신인 미래통합당은 41.5%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득표수로는 민주당이 1434만5425표, 미래통합당이 1191만5007표였다. 국민의힘은 지난 총선보다 이번에 득표율이 3.6%포인트 늘어난 반면, 민주당은 0.6%포인트 상승하는 데 그쳤음에도 의석수는 21대 총선과 큰 차이가 없는 대참패를 면치 못한 것이다.
21대 총선을 앞두고 각각 국민의힘과 민주당 대표를 지낸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와 이낙연 새로운미래 공동대표가 ‘거대 양당 심판’을 내걸고 제3 지대의 벌판으로 나섰으나 이준석 대표의 경기 화성을, 김종민 새로운미래 공동대표의 세종갑 승리를 제외하면 지역구 양당 체제에 균열을 내는 데는 성공하지 못했다.
22대 총선의 또 다른 특징은 동쪽은 빨간색(국민의힘), 서쪽은 푸른색(민주당)이 지배하는 ‘여동야서(與東野西)’ 흐름이 한층 뚜렷해졌다는 점이다. 보수 텃밭인 대구·경북(TK)에서는 국민의힘이 25석을 전부 차지했고, 진보 진영의 심장인 광주·전남·전북에서는 예상대로 민주당이 28석을 석권했다. 선거 전 각종 여론조사에서 접전 양상이 펼쳐질 것으로 전망됐던 부산·울산·경남 지역은 국민의힘 34석, 민주당 5석으로 여동야서 강화에 일조했다.
나윤석 기자 nagij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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