굽네, 메뉴 9종 1900원 인상
파파이스, 평균 4% 올리기로

기후플레이션에 농작물 급등
커피·코코아 등 ‘사상 최고’
제과업체들도 가격인상 검토


국내 외식·식품·유통업체들이 국회의원 총선거가 끝나자마자 주요 제품·서비스 가격을 줄줄이 올리면서 물가 불안을 자극하고 있다. 치킨·햄버거 프랜차이즈들은 주요 메뉴 가격을 올렸고, 일부 유통업체도 멤버십 월 회비를 올렸다. 기후변화에 따른 자연재해로 국제 농산물 거래 가격도 연일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이를 원료로 사용하는 가공식품 가격도 일제히 오를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치킨 프랜차이즈 굽네치킨은 15일 주요 메뉴 9종 가격을 1900원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굽네치킨이 가격을 올린 건 2022년 이후 2년 만이다. 이에 따라 대표 메뉴인 고추바사삭은 기존 1만8000원에서 1만9900원으로 10.6% 올랐고, 오리지널은 1만6000원에서 1만7900원으로 11.9% 인상됐다. 굽네치킨은 “가맹점 수익성 악화로 일부 품목에 대한 가격 인상을 부득이하게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버거 프랜차이즈인 파파이스코리아도 이날 치킨·샌드위치·음료 등 메뉴 가격을 평균 4%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특히 배달 메뉴에는 매장 판매가보다 평균 약 5% 높은 가격이 차등 적용된다.

지난해 말 bhc는 대표 메뉴인 뿌링클 가격을 1만8000원에서 2만1000원으로 16.7% 인상하는 등 주요 제품 가격을 3000원 올렸다. 쿠팡은 지난 13일부터 유료 멤버십인 ‘와우 멤버십’ 신규 월 회비를 4990원에서 7890원으로 58.1% 인상했다. 와우 멤버십 회비 인상은 2년 4개월 만이다.

전 세계 이상기후로 국제 농산물 거래 가격도 껑충 뛰고 있다. 영국 런던국제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인스턴트커피에 많이 들어가는 로부스타 커피 선물 가격은 지난 12일 t당 3948달러(약 551만 원)로 사상 최고로 뛰었다. 주요 산지인 베트남과 인도네시아가 극심한 가뭄으로 커피 생산에 타격을 입었기 때문이다. 초콜릿의 원료인 코코아도 전 세계 생산량의 80%를 차지하는 서아프리카의 가뭄으로 선물 가격이 1년 만에 3배로 급등,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에 국내에서 초콜릿 제품을 생산하는 롯데웰푸드 등 제과업체들은 제품 가격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

올리브유도 세계 최대 생산국인 스페인의 가뭄 때문에 글로벌 가격이 치솟았다. 이에 치킨 프랜차이즈 BBQ는 지난해 10월부터 올리브유에 해바라기유를 섞어 사용하고 있다. 라면·과자 등 가공식품에 주로 쓰이는 팜유 선물 가격도 1년 만에 16%나 올랐고, 설탕도 예년보다 높은 가격을 유지 중이다. 독일 포츠담기후영향연구소는 오는 2035년 기후플레이션으로 식품 물가가 최대 3.2%포인트까지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호준 기자 kazzy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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