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북 ‘내가 공수처를 떠난…’ 펴내
“정치적으로 편향된 것처럼 보여
‘서해 피살사건’ 수사못해 좌절감”

1월 김진욱 퇴임후 ‘지휘부 공백’


2021년 1월 출범한 1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서 활동했던 김성문(사진·사법연수원 29기) 전 부장검사가 회고록을 통해 “공수처가 정치적으로 편향된 것으로 보였고, 그럴듯한 수사에만 매달려 성과가 부족했다”며 “재직 당시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수사를 유족들이 반대해 큰 좌절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최근 논란이 된 공수처의 이종섭 전 주호주 대사(전 국방부 장관) 출국금지 논란에 대해서는 “출국금지 연장을 주장할 명분이 없다”고 언급했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 전 부장검사는 최근 회고록 ‘내가 공수처를 떠난 이유’를 e북으로 발간했다. 이 책은 미디어 플랫폼 ‘얼룩소’를 통해 일반인들의 관련 질문을 받아 김 전 부장검사가 답변한 내용을 엮은 것이다. 그는 책에서 “수사 대상 범죄가 협소하게 설계된 공수처는 국민의 신뢰가 있어야만 사건과 정보가 접수되고, 성과도 낼 수 있지만 신뢰를 얻지 못했다”고 회고했다. 김 전 부장검사는 공수처가 국민의 신뢰를 얻지 못했던 대표적 사례로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을 꼽았다. 그는 “군과 경찰 고위공무원 등이 관련돼 있어 공수처가 수사할 만한 사건이었다고 생각했다”면서 “그러나 유족들이 공수처 수사를 강력히 반대했기 때문에 결국 검찰에서 수사했다”고 말했다.

‘해병대 채모 상병 사망 사건’ 수사에 외압을 가한 혐의를 받는 이 전 대사의 출국금지 논란에 대해서는 “최초 출국금지는 수사 절차상 특별한 문제는 없다고 본다”면서도 “당사자가 조사를 자청하고 있음에도 조사를 진행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는 공수처가 출국금지 연장을 주장할 명분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김 전 부장검사는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내가 맡은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 직권남용 사건은 수사 마무리까지 넉 달이 걸렸다”면서 “직접 비교는 어렵지만 같은 직권남용 사건치고는 이 전 대사 수사가 더딘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 전 부장검사는 공수처가 출범하면서 수사2부장에 임명돼 ‘공수처 1호 사건’인 조 교육감의 부당 특별채용 사건을 수사해 검찰에 공소 제기를 요청했다. 법원은 조 교육감에게 2심까지 유죄를 선고한 상태다.

김 전 부장검사는 김진욱 전 공수처장 등 1기 지휘부를 우회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출범 당시 임명된 13명의 검사 중 11명은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공수처를 떠났다”며 “대다수는 유의미한 업무 수행이 어렵다는 판단하에 떠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말했다. 이어 “지휘부는 이견을 내지 않는 검사와 수사관 위주로 TF(태스크포스)팀을 구성해 그럴듯한 수사 성과에만 매달렸다”고 지적했다. 검사 출신인 김 전 부장검사는 지난해 5월 사직했고, 당시에도 “내부의 비판적 의견을 외면하는 조직은 건강한 조직이 아니다”라며 김 전 처장을 비판했다. 현재 공수처는 지난 1월 김 전 처장과 여운국 전 차장이 퇴임한 이후 80일 이상 지휘부 공백이 이어지고 있다.

김무연 기자 nosmok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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