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재판은 정치적 박해” 무죄주장
또다른 불륜 의혹 캐런 맥두걸
檢과 공방 벌였지만 증인 채택
12명 배심원 선정은 난항 거듭
워싱턴=김남석 특파원 namdol@munhwa.com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로 확정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난 2016년 대선 전 성추문 폭로 입막음 돈 지급과 관련한 형사 재판이 15일 시작됐다. 역사상 처음으로 전·현직 대통령이 형사재판에 피고인 자격으로 법정에 선 이번 재판이 11월 대선 향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뉴욕타임스(NYT)·CNN 등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9시 30분쯤 재판이 열리는 뉴욕 로어맨해튼에 위치한 맨해튼 형사법원 15층 법정에 도착했다. 그는 2016년 성인영화 배우 스토미 대니얼스의 과거 성관계 폭로를 막기 위해 당시 개인변호사였던 마이클 코언을 통해 13만 달러(약 1억8000만 원)를 지급한 뒤 비용처리 관련 회사서류를 조작하는 등 34개 혐의를 받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법정에 들어서기 전 취재진에게 “이 같은 일은 전례 없고, 누구도 이런 재판을 본 적 없다고 한다”며 “이 재판은 정치적 박해다. 이것은 미국에 대한 공격”이라고 강변했다. 그는 재판 도중 지지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도 “미국의 정말 슬픈 순간이다. 사법시스템이 완전히 망가져 정치 전쟁에 이용되고 있다”며 “사건이 없는데도 나를 법정에 세웠다”고 무죄를 주장했다.
이날 재판은 검찰과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의 신경전으로 시작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 측 변호인은 재판관인 후안 머천 판사의 딸이 민주당 정치 컨설턴트로 일해 공정한 재판을 기대할 수 없다며 재판관 기피신청을 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증인 및 증인 채택 과정에서도 공방이 오갔다. 모델 겸 배우로 2006년 트럼프 전 대통령과 수개월간 불륜관계를 맺었으며 15만 달러를 받고 침묵했다는 캐런 맥두걸의 증인 채택 여부를 두고 신경전 끝에 머천 판사는 증언 허용을 결정했다. 반면 재판관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성추행 장면 묘사 대화가 담긴 ‘액세스 할리우드’ 비디오에 대해서는 배심원들에게 과도한 편견을 줄 수 있다며 증거에서 배제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변호인은 25일 연방대법원에서 열리는 대통령 면책특권 심리 참석을 이유로 일정 변경을 요청했지만 머천 판사는 “당신의 의뢰인은 형사 피고인이다. 그는 대법원이 아닌 이곳에 있어야 한다”고 결정했다.
재판 향배를 결정할 수 있는 12명 배심원 선정은 난항을 거듭했다. 재판부는 96명의 후보자를 소집했지만 절반 이상이 탈락했다. 한편 이날 트럼프 전 대통령이 65% 지분을 소유한 SNS 트루스소셜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8.4% 급락한 26.61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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