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손흥민 부친 손웅정 감독 에세이 ‘나는 읽고 쓰고 버린다’ 출간
“책 읽을 시간 없다는건 핑계
의도적으로라도 만들어내야
공부 않고 지도자 하면 안돼
부모는 아이를 잡아끌지 말고
넘어져도 느려도 뒤따라가야”
글 = 장상민 기자, 사진 = 문호남 기자
“용기 있는 사람은 일단 가기부터 해요. 용기 있는 사람에겐 길이 생겨요.”
최고의 축구선수 손흥민에게 번번이 일침과 비판을 가하는 은퇴 선수. 그의 아버지이면서 가장 친한 친구이기도 한 손웅정(사진) 감독이 ‘나는 읽고 쓰고 버린다’(난다)를 출간했다. “발밑에는 축구공이 있고, 손끝에는 책이 있다”는 그가 독서와 축구로 가득한 자신의 일상을 엮은 것으로 지난 15년간 쌓인 여섯 권의 독서 노트가 바탕이 됐다. 17일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가진 출간 간담회에서 그는 “손흥민을 포함한 누구에게도 보여준 적 없는 비밀스러운 기록”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손 감독은 “어릴 적부터 운동을 하면서도 세상을 지식 아닌 지혜로 살아야 한다는 것을 느꼈다”며 그 방법으로 독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한편, 손흥민·흥윤 형제에게는 책 읽으라는 말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모든 것이 대물림 되기에 “책 읽는 아버지의 모습을 보여줄 뿐”이라고 밝혔다. 한편 바쁜 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손흥민이 도저히 책 읽을 시간이 나지 않을 때에는 “독서 노트 기록 중 정말 좋았던 부분을 적어서 자고 있는 아들의 머리맡에 놓아둔다”고 답해 아버지의 사랑을 드러냈다.
“세상이 나빠지는 건 공부 안 하는 사람들이 지도자 노릇을 해서입니다.” 손 감독은 이날 책의 한 꼭지인 ‘코치’를 언급하며 이같이 일침했다. 또, 시간이 없다는 것은 핑계라면서 “책 읽는 시간을 의도적으로 만들어내야만 한다. 공평하게 주어지는 24시간 중에서 자신을 성장시키는 좋은 습관 형성에 시간을 내야 하는 건 당연한 이치”라고 말했다.
독서를 통한 성장을 설파하던 그는 ‘용기’를 강조했다. “용기란 아무것도 할 수 없을 때 앞으로 가고 보는 거예요. 지금 우리 중에 사면초가에 놓이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겠어요. 용기 있는 사람은요, 일단 가기부터 해요. 그리고 용기 있는 ‘놈’한테는 길이 생겨요.”
책에는 손 감독의 가족에 대한 사랑도 진하게 담겼다. 난관을 걸림돌 아닌 디딤돌 삼아 나아가고자 했던 손 감독은 아들인 손흥민에게도 “괜찮아, 넘어져도 돼, 느려도 돼, 건너갈 수 있어”라는 말을 달고 살았다고 했다. 그는 “부모는 아이의 뒤를 따라가는 사람이지, 아이를 앞에서 잡아끄는 사람이 아니다”고 말했다. “같은 풍(風)이라고 해도 촛불은 바람에 꺼지지만 모닥불은 바람에 더 잘 탑니다. 연은 바람을 등지고 섰을 때 더 팽팽하게 날지요. 즉, 순풍보다 역풍에 더 잘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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