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은 인공지능(AI) 분야에서 막연한 기대가 아니라 실제적인 효율을 하루빨리 찾아 나서야 합니다.”
서울대 AI연구원 교육부장을 맡고 있는 유병준(53·사진) 경영학과 교수는 17일 문화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국내 기업들이 올해 AI와 관련해 헤쳐나가야 할 과제에 대해 “실제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부분에 투자해 성과를 얻겠다는 각오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유 교수는 경영학자면서 AI 전문가로 네이버, 카카오, 쿠팡 등 주요 인터넷 기업들의 혁신 정책 및 전략 자문을 했다. 대통령 직속 국민통합위원회 경제계층분과위원장, 국민경제자문회의 혁신분과위원,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 전문위원 등으로도 활동 중이다.
유 교수는 “일반 완성형 AI 기술의 기반이 되는 파운데이션 모델에 어디까지 투자할지 결정하고, 어떤 앱을 개발하고, 어떤 협력사들과 AI 생태계를 구축할 것인지를 시급하게 결정해야 한다”며 “이러한 실질적 전략을 세우는 것이 막대한 재원을 투자하는 미·중 기업들에 맞서 국내 경쟁력을 확보하는 방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 교수는 “챗GPT가 사람을 대체하는 게 아니라, 챗GPT를 사용하지 않는 사람이 잘 쓰는 사람에 의해 대체될 수 있다는 위기를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AI 기술을 선도적으로 활용·연구한 한 플랫폼 기업을 예로 들며 “판매자들에게 소비자 관련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이를 활용하는 판매자들의 실적이 괄목할 만큼 증가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이 같은 정보를 활용하려고 노력하는 판매자의 실적이 크게 늘었다는 것이 중요하다”며 “기업뿐 아니라 이용자 차원의 노력도 매우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부의 정책적 지원 역시 부가가치 창출 가능성을 고려한 예산의 분배가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유 교수는 “정부는 예상 부가가치 창출 규모에 상응하는 규모의 지원액 배분을 위한 경제성 평가를 시행해야 한다”며 “단순하게 ‘N분의 1’로 나눠주는 지원 방식은 과감히 탈피해야 한다”고 짚었다. 그는 “사업성을 고려한 과감한 예산 지원을 통해 큰 경제 효과를 창출할 수 있다”며 “중복 투자나 자원 낭비 역시 최대한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