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챙이
맷 제임스 글· 그림│황유진 옮김│원더박스


슬픔을 마주한 아이의 성장을 담담하게 따라가는 시적인 그림책이다. 한 달 동안 비가 계속되던 봄날, 아이는 하굣길에 아빠와 들판으로 놀러 간다. 엄마와 이혼해 더 이상 같이 살지 않는 아빠. 한때 농장이었던 들판은 아이가 가장 좋아하는 놀이터다. 아빠가 집을 떠나던 날에도 아이는 들판의 버려진 창고로 뛰어가 욕이란 욕은 모두 퍼부었다. 아빠가 더 이상 자신을 사랑하지 않으면 어떻게 하나라는 두려움 때문이었다.

혼자가 아니라 아빠와 함께 찾아간 들판에서 뛰고 달리던 아이는 ‘반짝 연못’을 발견한다. 물웅덩이가 점점 커졌다 비가 그치면 이내 사라지는 말 그대로 ‘반짝 연못’이지만, 그사이 그곳엔 생명이 자라고 있다. 수천 개의 알에서 깨어난 올챙이들. 아이는 올챙이를 잡아 양동이에 가득 담았다 빨리 자라 개구리가 되기를 바라며 다시 연못으로 보내준다. 아빠와 손을 잡고 돌아오는 길, 한 달 내내 내리던 비는 그치고 아이는 아빠에게 손을 흔들고 혼자 집으로 돌아갈 용기가 생긴다.

세상이 아무리 변해도 너를 사랑하지 않는 일은 결코 없다는 아빠와 보낸 한나절의 힘으로 상처를 이겨나가는 아이 이야기를 개구리로 성장할 올챙이에 겹쳐 풀어낸다. 개구리는 비가 와도 개굴개굴 노래한다는 이야기도 이 성장담의 한 축이다. 보스턴 글로브 혼 북상 등을 받은 저자는 아이의 마음을 구구절절 직접적으로 말하지 않고 극도로 절제하며 그저 아빠와 함께 보낸 한나절을 그려낸다. 우리 인생이 그러하듯, 그런 하루를 딛고 내일로 간다. 노란 비옷을 입고 뛰고 달리는 아이, 아이를 다정하게 바라보는 아빠, 이 애틋하게 따뜻한 그림이 감정의 깊이를 더한다. 40쪽, 1만5000원.

최현미 기자 chm@munhwa.com
최현미

최현미 논설위원

문화일보 / 논설위원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