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수 논설위원

공기·바람·햇빛 등은 대표적인 자유재로 꼽힌다. 사실상 무한한 자연의 산물로, 특정인이 아무리 써도 타인의 이용이 제한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소비에 대가가 없다. 해수욕장이 아닌 천연 바닷물, 국공유지의 야생화, 공원이 아닌 순수 자연경관 등이 무료인 이유다. 세금으로 운영되는 국가·지방자치단체·공공기관 등이 관리하는 공원·도로·경찰 등 공공재와도 구분된다. 공공재도 누구나 쓸 수 있지만, 이용이 늘면 혼잡해지거나 품질이 떨어져 타인의 이용에 피해를 줄 수 있다. 일부 시설에 이용료·주차료 등이 부과되는 근거가 있다.

일부 지자체들이 관할하는 풍력·태양광 이용에 대해 이익공유제를 시행해 큰 논란을 빚고 있다. 풍력 발전에 공유화 기금을 받는 제주도, 태양광 사업에 햇빛 연금을 징수하는 전남 신안군 등이 대표적이다. 전북도 신재생에너지 자원을 공공의 자원으로 관리한다는 전북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함에 따라 올해부터 이익공유제를 시행할 예정이다. 이들을 따라 강원도 역시 육상·해상 풍력자원의 공공기금화를 산업통상자원부와 협의 중이다. 국내 최대 규모(18조 원)의 추자도 해상 풍력사업 인허가를 놓고 제주도와 전남이 갈등을 빚고, 충남 태안군 등에선 “왜 우리는 못하느냐”는 여론의 반발이 커지는 실정이라고 한다.

인공물이 아닌 자연 자원이 자유재인 이상, 이용 대가를 요구할 근거는 마땅치 않다. 오히려 통상 마찰까지 빚는 등 투자를 막고, 결국 국민의 부담을 키우는 부작용이 예상된다. 그런데도 해당 지자체들은 국회에 직접 특별법 개정안 발의를 준비하는 등 밀어붙이는 분위기다.

교과서가 가르치는 것과는 딴판인 현실이다. 국회의 폐해가 지자체로 번지는 형국이다. 제22대 국회는 저질 막말과 거짓말·위선이 성행하고, 범법자들이 오히려 큰소리칠 판이니 더 나빠질 게 뻔하다. 지자체는 기업의 등골을 빼먹는 게 아니라 우량 기업을 유치해 지속되도록 뒷받침해야 발전한다. 미국 텍사스주 농촌 도시인 테일러시가 삼성전자 진출을 계기로 천지개벽 중이라는 사실을 유념해야 한다. 앞으로 초중고 학생들은 국회·지자체를 견학하지 않는 게 좋겠다. 나중에 공정 대신 편법, 내로남불 같은 폐단을 따라 하는 일은 없어야 할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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