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PNC, 의석 8배 넘게 확대
차이나 머니에 인도 패권 약화


인도양 섬나라 몰디브에서 21일 치러진 총선에서 ‘친(親)중국’ 성향인 여당이 압승을 거뒀다. 몰디브는 인도와 중국의 패권 다툼이 벌어지는 곳으로, 이번 선거 결과로 모하메드 무이주 대통령의 친중 행보에 더욱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AFP 통신에 따르면 이날 총선 중간 개표 결과 여당인 몰디브국민회의(PNC)가 전체 93개 지역구 중 66개 지역구에서 승리했다. 최종 집계가 나오지 않았지만 PNC는 이미 다수 의석을 확보했다. 현재 여당 의석이 8석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8배 넘게 세를 불린 것이다. 제1야당인 몰디브민주당(MDP)은 12개 지역구에서만 승리하며 참패했다. 2019년 총선 때 MDP는 65석을 차지해 의회를 장악해왔다.

이번 총선 압승으로 지난해 11월 취임한 무이주 대통령은 친중 정책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발판을 마련했다. 무이주 대통령은 지난 대선에서 ‘인도 우선주의’ 정책 철폐를 핵심 공약으로 내세워 당선됐다. 그는 취임 직후인 지난 1월 몰디브 영토에 주둔 중이던 인도군 수비대 89명의 철수를 요청했다. 역대 대통령이 취임 후 첫 해외 순방국으로 인도를 찾는 관례도 깨고 올해 초 중국을 먼저 방문했다. 지난달에는 중국과 군사협정을 맺었고, 이번 달에는 중국 국영 기업들과 주요 인프라 설립 관련 계약을 체결하는 등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반면, MDP를 비롯한 야당 연합은 중국에 빚을 지면 질수록 몰디브가 정치·경제적으로 중국에 종속될 수밖에 없다며 친중 정책을 강하게 비판해왔다.

인도양의 해상 교역로 중심부에 있는 몰디브는 중동과 아시아 사이에 위치한 지정학적 요충지로 인도와 중국이 패권 싸움을 벌이는 곳이다. 중국은 미국과 인도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대중(對中) 포위망을 강화하자 몰디브를 포섭하는 데 공을 들여왔다. 인도 역시 우회적 지원을 이어왔지만 중국의 ‘차이나 머니’ 파워에 밀렸다는 평이 나온다. 무이주 대통령의 최측근은 AFP에 “지정학적 요인이 이번 총선 선거 과정에서 핵심요소로 작용했다”고 밝혔다.

김선영 기자 sun2@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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