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李과장 근무 해성병원 가보니
郡 나서서 2억들여 소아과 개설
강원 태백·인근 영주서도 몰려
봉화 = 박천학 기자 kobbla@munhwa.com
“먼 도시 진료로 이사까지 고민했는데 이젠 든든해 마음 놓고 아이를 키우고 있습니다.”
지난 18일 오후 경북 봉화군 봉화읍 봉화해성병원 2층 소아청소년과 진료실. 감기에 걸린 김모(3) 양이 이동구(66·전문의) 과장에게 진료를 받고 있었다. 어머니 이모(32) 씨는 “이 병원에 소아청소년과가 생기기 전에는 차로 1시간 이상 거리에 있는 안동시 병원을 자주 다녀 힘들었다”며 “가까운 곳에 전문의가 진료하는 곳이 있는 것만으로 한결 안심된다”고 말했다.
앞서 이 과장은 진료실 맞은편에 있는 소아청소년과 전용 병실(병상 5개) 회진을 했다. 네 살 난 손주 곁에 있던 김모(70) 할머니는 “가족이 농사를 짓다가도 자주 찾을 수 있을 정도로 소아청소년과 병실이 가까이 있어서 아이 간호가 너무 편리하다”고 말했다. 이 아이는 지난 15일 입원했다.
봉화군은 경북 22개 시·군 중 대표적인 오지이며 이 병원에 소아청소년과가 생긴 것은 지난해 7월이다. 그동안 소아청소년과가 없어서 10개 읍·면 아이들이 아프면 부모는 원정 진료에 발을 동동 구르는 등 애를 먹었다. 이에 군은 아이들만이라도 진료를 제대로 받도록 하기 위해 보건복지부 소아청소년과 의료취약지 지원사업 공모사업에 신청했다가 선정되지 못하자 직접 개설했다. 이날까지 소아청소년과 진료 인원은 외래 3674명이며 입원 환자 수는 109명이다. 병원 관계자는 “전문의가 진료하면서 인근 영주시와 강원 태백시에서도 환자들이 찾고 있다”고 말했다.
군은 병원과 협의해 2억 원을 들여 각종 진료 장비에 외래 진료실, 처치실, 입원실 등을 갖춘 소아청소년과를 개설해 현재에 이르고 있다. 송순옥 봉화군보건소 예방의학팀장은 “운영 수익이 나진 않지만 젊은층의 다른 지역으로의 이탈을 막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는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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