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22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팔을 벌리면서 정진석 신임 대통령 비서실장을 취재진들에게 소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22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팔을 벌리면서 정진석 신임 대통령 비서실장을 취재진들에게 소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 대통령, 비서실장 정진석 임명

尹, 이례적 직접 인선 발표
鄭 “통합 정치 노력할 것”
국회법상 의원직은 사퇴

중도성향 친윤계로 분류
MB정부 정무수석 경험도




윤석열 대통령이 신임 비서실장에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을 22일 임명한 것은 꽉 막혔던 용산과 여의도 사이 길을 열 ‘정무형’ 비서실장 역할을 할 적임자로 판단했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은 정 신임 실장 인선을 이례적으로 직접 발표하며 “용산 참모진뿐 아니라 당, 야당, 또 언론과 모든 부분에 원만한 소통을 해 직무를 아주 잘 수행해 주실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대통령실 안팎에서는 5선 의원 출신의 정 실장이 경륜을 바탕으로 여권 총선 참패로 어수선해진 대통령실을 재정비하고 야당과의 협치에도 본격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직접 정 신임 비서실장 임명 사실을 전하며 “정진석 전 국회부의장은 사실 소개가 필요 없을 정도로 여러분이 잘 아실 것이라 생각한다”며 “한국일보에서 기자로 시작해 한국일보에서 15년간 일하고, 16대 국회에 진출을 해서 5선 국회의원을 하셨고, 청와대 정무수석을 비롯해서 당에서도 비대위원장과 공관위원장을 하셨고, 국회부의장과 사무총장도 하셨다”며 “우리나라 정계에서도 여야 두루 원만한 그런 관계를 가지고 계시다고 여러분도 잘 아시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의 소개를 받은 정 실장은 “여소야대 정국상황이 염려되고 난맥이 예상된다”며 “어려운 시점에서 윤석열 정부를 돕고 윤 대통령을 돕는 것이 저의 책임이라 느낀다”고 했다. 정 실장은 이어 “더 소통하고 통섭하고 통합의 정치를 이끄는데 미력이나마 보좌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정 신임 실장은 ‘의원은 국무총리 또는 국무위원 직 외의 다른 직을 겸할 수 없다’는 국회법 29조 1항에 따라 윤 대통령의 임명 재가 전에 의원직을 사퇴할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일찌감치 정무형 비서실장이 필요하다고 보고 정 실장을 신임 비서실장으로 고려했다고 한다. ‘친윤(친윤석열)계’ 의원인 정 실장은 중도성향으로 분류된다. 정 실장은 국회부의장을 지낸 5선 의원 출신으로, 이명박 정부에서 정무수석을 지냈다. 새누리당 원내대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등 주요 당직을 지냈다. 여권에서는 ‘수직적 당정관계’를 해소하고 당정 간 소통을 획기적으로 강화할 수 있는 적임자로 손꼽는다. 정 실장이 이번 선거에서 민심이 대거 돌아선 충청 출신인 점, 야당 의원들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점 등이 인선 과정에 크게 고려됐다고 한다. 또 윤 대통령과 친분도 두터워 현안마다 가감 없는 조언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 실장은 당장 ‘윤·이 회담’ 배석을 시작으로, 야당과의 전방위 협치 작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부친은 정석모 전 내무부 장관이다.

정 실장은 야당의 거부감도 상대적으로 덜한 인사로 평가된다. 윤 대통령은 여권의 총선 참패 이후 낮은 자세로 국민의 뜻을 받들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황에서, 야권이 반발하고 국민들이 조금이라도 의아해할 수 있는 인사는 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손기은 기자 s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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