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통적 시각 질서의 근간은 유연한 조화다. 형태나 색조 그 어디에서도 극단을 선호하는 경우는 없다고 봐도 무방할 것 같다. 기하학적이면서도 유기적이며, 정적이면서도 동적이다. 강렬한 원색의 열혈 코드가 있는가 하면, 무채색의 무덤덤한 아취(雅趣)가 공존한다. 주목받는 문화적 성취의 원동력이 아닐까.
우리 특유의 개념과 양식을 창출, 각광을 받은 사례를 하나 환기하고 싶다. 화가 백원선은 우리 정서의 본질을 해석하고 재창조해낸 발명가다. 그가 찾아낸 우리 고유의 개념은 ‘안과 밖’ 혹은 ‘앞과 뒤’의 순환이다. 이것 하나로 유수의 시장에 나갈 때마다 매진을 기록했다. 물론 국내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
막힘과 뚫림의 구조, 그리고 오묘한 실루엣이 연출되는 한옥 창호 스크린이 연상된다. 또한, 배면에 칠을 하는 전통적 배채 원리도 엿보인다. 한지 레이어와 타공된 구멍들은 바탕의 지각을 교란, 타성적 독해를 해방시킨다. ‘봄’과 ‘보임’, 주체와 객체가 교차된다. 또한, 현생은 미래의 전생이 되기도 한다.
이재언 미술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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