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달 25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열린 ‘서울-고양 기후동행카드 사업참여 업무협약식’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달 25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열린 ‘서울-고양 기후동행카드 사업참여 업무협약식’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당 총선 참패 원인 경청…이재명 ‘1인당 25만 원’엔 반대
"너무 낙담 말고 서울시와 함께 힘을 내자" 낙선자들 격려



여권의 대표적 잠룡으로 꼽히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4·10 총선에서 국민의힘 후보로 출마했다 낙선한 인사와 당선자들을 잇달아 만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오 시장의 행보를 차기 대선을 염두에 둔 ‘세 모으기’로 해석하고 있지만, 오 시장 측은 이를 부인하며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24일 국민의힘 등에 따르면, 오 시장은 22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시장공관에서 국민의힘 서울 서·남부 지역 낙선자 10여 명과 2시간 30분가량 저녁 식사를 함께했다. 오 시장은 지난 19일에도 서울 동·북부 지역 낙선자 14명과 만났고, 23일 저녁엔 서울 지역 당선자들과 만찬을 했다. 오 시장은 여당 인사들 뿐 아니라, 더불어민주당 서울 지역 당선자들과 만남도 계획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여당 낙선자들을 먼저 위로하고, 이후 순차적으로 당선자들과 만나는 일정을 잡은 것이다.

이번 4·10 총선에서 국민의힘 서울 출마자들은 선거 기간 앞다퉈 오 시장을 찾아와 지역구 정책 현안과 관련한 건의서를 전달하고 ‘인증샷’을 찍어 공개하는 ‘오세훈 마케팅’을 펼쳤다. 이와 별개로 서울 지역 국민의힘 출마자 대부분은 오 시장이 2021년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당선돼 2022년 6·1 지방선거에서 연임에 성공, 3년 가까이 임기를 이어오는 동안 지역 당협위원장을 지냈기 때문에 인간적으로도 가까운 관계라고 국민의힘 서울시당 관계자가 전했다.

오 시장과 만찬 참석자들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주장하는 ‘전 국민 1인당 25만 원’ 민생회복지원금이 초래할 수 있는 정책적인 부작용을 지적하며 반대 의견을 제시했고 서로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참석자는 "오 시장이 ‘민주당에서 추진하는 25만 원은 무척 곤란하다. 물가 상승이 진행되는 상황인데 기름을 붓는 격 아니냐’는 취지로 말했다"면서 "낙선자들도 대체로 공감했다"고 설명했다. 참석자들은 이번 총선에서 여당이 패한 원인에 대해 "정책이 안 보였고 전략도 부족했다", "중앙당과 시당의 지원이 부족했다" 는 취지의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오 시장은 지난 19일 낙선자들과의 첫 만찬에서는 "낙선한 지역이라도 총선 때 발표한 공약은 서울시에서 최대한 지원하고 챙겨보도록 하겠다. 도움이 필요한 게 있으면 언제든지 얘기해달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어 "낙선했더라도 총선 기간 제시했던 공약들은 서울시와 함께 실천해 나가자", "너무 낙담하지 말고 서울시하고 함께 해 나가자. 그렇게 힘을 내자"고 위로했다고 한 참석자가 전했다. 오 시장은 서울시 정책 중 긍정적으로 평가 받는 ‘안심소득’, ‘서울런’ 사업 등이 총선에서 제대로 활용되지 못한 데 대해서도 아쉬움을 표현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번 총선에서 여당 후보로 출사표를 던진 오 시장 측근들은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에 밀려 줄줄이 고배를 들었다. 측근들을 당선시켜 국회와 중앙당에 교두보를 구축하려 했던 오 시장으로서는 뼈아픈 부분이다. 서울시 정무부시장 출신으로 서울 광진을에 출마한 오신환 국민의힘 후보는 47.6%의 득표율에 그치며, 고민정 민주당 후보(51.47%)에게 졌다. 오 시장의 비서실장을 역임한 현경병 국민의힘 후보(41%)도 서울 노원갑에서 우원식 민주당 후보(58.99%)에 큰 격차로 밀리며 낙선했다. 서울시 대변인 출신인 이창근 국민의힘 후보도 2020년에 이어 재차 경기 하남에 출마했지만(43.7%), 민주당 총선 영입인재 출신인 김용만 후보(51.65%)에 패했다.

노기섭 기자
노기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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