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결혼합니다 - 박종경(31)·김다슬(여·28) 예비부부
저(다슬)와 예비신랑은 병원에서 환자로 처음 만났습니다. 때는 2013년, 제가 열일곱 살 때 일입니다. 저는 운동선수로 활동하다 부상으로 인해 재활병원에 입원했어요. 병실에서 치료실로 들어가는데 한 남자가 헤벌쭉 웃고 있는 게 눈에 들어오더라고요. 그 남자가 지금 저의 예랑(예비신랑)입니다. 당시 스무 살이었던 예랑은 허리가 좋지 않아 통원치료를 받기 위해 병원에 온 거였어요. 그날 이후 저희는 병원에서 만날 때마다 같이 놀았어요.
그러다 어디서 나온 용기인지 병원 옥상 테라스에서 예랑에게 “저랑 한 번 만나볼래요?”라고 ‘급’ 고백했어요. 예랑을 볼 때마다 설렘이 가득했고, 또 자꾸 생각났거든요. 그날 저의 고백으로 저희는 연인이 됐지만, 너무 어린 시절이어서 그런지 나이의 벽을 넘지 못하고 짧은 연애 끝에 헤어졌어요.
그로부터 6년이라는 시간이 흘러, SNS로 예랑에게서 연락이 왔어요. 예랑은 저와 다시 잘해보고 싶다는 생각보다는 제가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해서 연락한 거였어요. 하지만 그 연락도 얼마 안 가 끊겼어요.
저희가 다시 연인이 된 건 지난해 일이에요. 그동안 저는 여러 가지 일로 힘들었어요. 하지만 예랑과 다시 연락을 주고받으면서, ‘이 사람이면 내가 웃으면서 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러던 터에 예랑이 제게 “이상한 남자들 만날 바에 나랑 만나자”며 고백해줬어요. 10년 만에 저희는 다시 손을 잡았고, 서로의 연인이자 지지자가 됐어요.
다가오는 11월 저희는 결혼식을 치르며 부부가 돼요. 한때 저는 자신에 대한 믿음이 없었어요. 그럴 때마다 예랑은 “네가 뭐가 부족해서 걱정해” “넌 할 수 있어” 등 힘을 실어줬어요.
“오빠, 우리 아프지 말고 건강하게 오래오래 행복하게 잘 살자. 아주 많이 사랑해.”
sum-la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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