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편 기준 없이 지역입장 반영
“정부, 포괄적 관점서 조율해야”




부산=이승륜 기자 lsr231106@munhwa.com

4·10총선 이후 지방자치단체 등을 중심으로 특정 지역에 특례를 부여하는 법 제정 움직임이 경쟁적으로 일고 있다. 지자체마다 ‘좀 더 특별한 지원’을 요구하자 정치권이 화답한 결과로 풀이되는데 보편적 기준 없이 각 지역 입장만 담은 법이 우후죽순 격으로 제정되면 지역 간 불균형이 커질 수 있을 뿐 아니라 특례 효과도 덜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25일 각 지자체에 따르면 부산시는 지난 24일 전문가 초청 토론회를 여는 등 부산 글로벌 허브도시 조성에 관한 특별법 제정에 따른 시민 공감대·여론 형성을 위한 활동을 본격화했다. 지난달 초 부처 간 관련 협의가 끝나자 시는 21대 국회 회기 안에 법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충남도도 이번 국회 때 발의된 석탄화력발전소 폐지 지역 지원 특별법을 22대 국회에서 통과시키기 위해 4개 시·도와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강원도는 22대 국회 개원 이후 강원특별자치도 설치 및 미래산업 글로벌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 3차 개정안을 발의할 계획이다. 2차 개정 때 교육부 반대로 불발됐던 글로벌교육도시 지정, 국제학교·강원과학기술원 설립 등을 포함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제주도 자연환경의 체계적 보전·관리를 위해 입도객에게 1만 원 이하 환경보전기여금을 징수하는 내용으로 발의된 부담금 관리 기본법 개정안은 정부 반대에 부딪혀 국회에서 심사를 보류하기도 했다. 제주도는 납부 금액을 쿠폰으로 돌려주는 쪽으로 법안을 다듬어 22대 국회에서 재발의할 계획이다. 인구 50만 명 이상 교통생활권을 가진 전북을 대도시권에 포함하는 것을 주 내용으로 하는 대도시권 광역교통관리에 관한 특별법 개정안은 현행법을 적용받고 있는 타 도시와 정부 반대에 부딪혀 국회 통과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지역 균형발전을 위한 특별법이 자칫 지역 갈등과 불균형을 부추길 수 있다고 경고한다. 박재욱 신라대 행정학과 교수는 “지자체가 경쟁적으로 내놓은 특례 법안을 정부가 포괄적인 관점에서 조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인천시는 이런 점을 고려해 인천국제자유도시특별법 제정을 포기하고 현 경제자유구역법을 개정해 투자 유치를 더 끌어오는 쪽으로 정책 방향을 틀기도 했다.
이승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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