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 4社 1억2690만 배럴 수출 중동 위기 속에도 1분기 신기록 유가 계속 오르면 수요 줄 수도
석화는 2022년 이후 적자 지속 中 자급률 올라 수익성 더 줄 듯
정유업계가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위기 속에도 1분기 기준으로 역대 최다 수출량 기록을 달성했다. 주요 정유사들은 올해 1분기에 흑자 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점쳐진다. 반면 정유업체로부터 나프타를 받아 화학제품을 만드는 석유화학업계는 수요회복 부진에 중국의 증설로 인한 공급과잉으로 2022년 이후 여전히 ‘적자의 늪’을 빠져나오질 못하고 있다.
25일 대한석유협회에 따르면, SK에너지·GS칼텍스·에쓰오일·HD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 4사는 올해 1분기에 1억2690만1000배럴의 석유제품을 수출했다. 조상범 석유협회 대외협력실장은 “통상 1분기에는 석유제품 수출이 저조한 경향을 보이는데, 올해는 지난해보다 7.8% 늘었다”며 “연초 미국 한파에 따른 휘발유 재고 부족, 항공유 등 글로벌 수요 증가에 국내 정유업계가 적극 대응한 결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올해 1분기 석유제품 수출액도 124억1600만 달러(약 17조820억 원)로 전년 동기 대비 4.6% 늘어났다. 석유협회는 “1분기 원유도입액의 63.8%를 수출로 회수했다”고 설명했다.
수출 호조 속에 NH증권은 SK이노베이션이 올해 1분기에 정유 부문에서 영업이익 4733억 원을 거둘 것으로 예상했다. 신한투자증권은 에쓰오일의 1분기 정유 부문 영업이익을 2823억 원으로 전망했다. 다만 정유업계는 국제유가가 계속 상승할 경우 되레 수요가 감소해 2분기부터는 이익이 줄어들 수 있다는 입장이다.
반면 석유화학업계는 끝 모를 암흑 터널을 지나고 있다. 한국석유화학협회에 따르면 석유화학 수출액은 2021년 550억9200만 달러에서 지난해 466억8700만 달러로 줄었다. 18개 석유화학 업체 영업이익률은 2021년 12.3%에서 지난해 0.6%로 급감했다. 특히 첨단 고부가가치 제품보다 나프타분해시설(NCC)에서 에틸렌을 생산하는 게 주력인 기업들은 2022년 이후 연속 적자 상태다.
향후 전망도 별로 밝지 않다. 성동원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선임연구위원 분석에 따르면, 중국 NCC 증설로 세계 에틸렌 생산능력이 2020∼2024년 사이 약 4500만t 확대된다. 2026∼2028년에도 대규모 증설이 이뤄질 예정이다. 성 연구위원은 “석유화학산업은 공급과잉으로 경기 부진 장기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경기가 회복돼도 최대 수출 시장인 중국의 자급률 상승, 세계 환경 규제 강화 등으로 수익성이 축소되고 호황기가 짧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