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은 집에 무무
유자 글·그림│이루리북스


모모는 친구 무무가 궁금하다. 학교가 끝나면 다들 엄마(혹은 누군가)가 교문 앞에 마중 나와 같이 집으로 가는데 무무는 늘 혼자다. 게다가 무무는 친구들이 사는 아파트가 아니라 멀리 떨어진 숲속 작은 집에 산다. 그곳에서 혼자 밥 먹고, 혼자 놀고, 혼자 옷을 갈아입는다. 그것도 언제나 낡고 낡은 분홍 스웨터다. 가끔 작은 집의 지붕 위로 올라간다는데, 도대체 무엇을 하는지 궁금하다. 아마도 모모는 친구 무무가 안쓰러운 모양이다. 무무는 진짜 혼자 외로울까.

유자의 사랑스러운 그림책 ‘작은 집에 무무’는 이제 반전을 준비한다. 친구가 궁금해하는 무무 이야기가 끝나면 드디어 무무의 진짜 이야기가 전개된다. 숲속 작은 집에 사는 무무에게 그곳은 작지만 멋진 곳이다. 학교에서 돌아오면 강아지가 무무를 반기고, 새와 나비, 다람쥐와 잠자리가 친구가 되어 뛰어노느라 바쁘다. 주먹밥은 언제나 맛있고, 분홍 스웨터는 엄마가 직접 떠준 가장 좋아하는 옷이라 매일 입는다. 그러다 해가 지기 시작하면 사다리를 놓고 지붕 위로 올라간다. 강아지와 함께 팔베개하고 누워 하늘을 보는 게 얼마나 행복한지 모른다. 그리고 어둠이 더 내리면 일 나간 엄마가 돌아온다. “무무!!”라고 외치면서 말이다.

모모가 상상하는 무무의 이야기는 흑백으로, 무무의 진짜 일상은 컬러로 그려 대비를 이룬다.

단순한 선으로 표현됐지만 그림책은 여러 겹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아무도 모르는 친구 무무의 비밀을 보여주는 사랑스러운 미스터리이기도 하고, 타인의 기준으로 단정할 수 없는 자기만의 삶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다른 사람의 시선이 아니라 자신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생각해 보게 한다. 그래도 학교가 끝나고 모두가 보호자의 손을 잡고 집으로 갈 때, 혼자 씩씩하게 걸어가는 친구를 걱정스러워하는 아이의 마음은 여전히 따뜻하고 예쁘다. 48쪽, 1만7000원.

최현미 기자 chm@munhwa.com
최현미

최현미 논설위원

문화일보 /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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