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권도 男 58㎏급 박태준
진천선수촌서 오전 6시 기상
밤 9시까지 고강도 훈련 소화
변칙 ‘양발 준비 동작’ 연습
상대에 따라 자유자재로 대응
“내 기량만 발휘하면 좋은 성적
올림픽 무대 부담감은 없어요”
박태준(사진)은 극적으로 올림픽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올림픽 랭킹 5위인 박태준은 지난 2월 1일 제주에서 열린 파리올림픽 남자 58㎏급 국내 선발전(3판 2승제)에서 장준(랭킹 4위)을 따돌렸다. 박태준과 장준은 세계태권도연맹(WT) 올림픽 랭킹 5위 안에 들어 올림픽 출전 요건을 충족했지만 체급별로 국가당 1명만 참가할 수 있다는 규정에 따라 국내 선발전(3판 2승제)을 따로 치렀다. 박태준에게 4년 선배인 장준은 넘을 수 없는 존재였다. 장준은 이 체급 국내 최강자였고, 박태준은 앞서 치른 6번의 대결에서 전패했다. 그러나 끝내 장준을 2-0으로 제압하고 태극마크를 가슴에 달았다.
박태준은 29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처음에는 그냥 국가대표를 한번 하는 게 목표였다. 솔직히 파리올림픽보다 2028년에 열리는 LA올림픽에 도전하려고 했는데, 생각보다 일찍 기회가 찾아왔다”며 웃었다.
박태준의 별명은 ‘태권 천재’. 박태준은 7세 때 친구를 따라 태권도장에 갔다가 태권도에 입문했다. 박태준은 중학교 시절부터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고, 고등학교 또래 중에선 최강자로 올라섰다. 고교 3년간 단 한 번밖에 지지 않았다. 국제무대에서도 경쟁력을 보여줬다. 2022년 처음 태극마크를 단 이후 그해 아시아선수권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해엔 세계태권도선수권 남자 54㎏급에서 깜짝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박태준은 지난달 6일 진천선수촌에 입촌했다. 일과는 오전 6시 시작된다. 새벽 공기를 마시면서 하루의 문을 연 뒤 이후 오후 9시까지 식사 및 휴식 시간 제외하고 강도 높은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2004년생인 박태준의 목표는 입신양명이나, 국위선양 등 거창한 데 있지 않다. 그저 자신과의 싸움에서 부끄럽지 않기 위해서 집중한다. 박태준은 “아직 실감 나지 않는다. 평소와 똑같이 훈련하고 있다”면서 “올림픽 무대가 부담으로 느껴진다기보다, 그냥 가서 내 기량만 발휘하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파리올림픽에서 그가 선보일 비장의 무기는 ‘양발 준비 동작’이다. 박태준은 기존엔 왼발을 앞에 두고 경기를 치렀지만, 이젠 왼발과 오른발을 번갈아 가며 앞에 둔다. 야구 경기에서 오른손 투수가 왼손으로 공을 던지는 것과 같은 변화. ‘변칙’을 들고나온 박태준은 “상대에 따라 자유자재로 대응할 수 있는 게 가장 장점”이라고 소개했다.
박태준의 롤모델은 한성고 선배인 이대훈이다. 2010년 태극마크를 단 이대훈은 2021년까지 10년 넘게 세계 정상을 지킨 한국 태권도의 레전드. 이대훈은 올림픽 무대에만 3차례 출전해 은메달과 동메달을 획득했다. 박태준은 “고교 때 궁금한 게 있어서 메시지로 연락했는데, 대훈이 형이 다음 날 와서 직접 설명해 주셨다. 요즘에도 점수 연결 등 세부 과정에 대한 궁금증을 잘 해결해 주신다”고 밝혔다. 파리올림픽에서의 목표는 당연히 금메달. ‘모태 솔로’인 박태준은 “이번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고 연애를 해보고 싶다”며 웃었다.
정세영 기자 niners@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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