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엘리트가 창조하는 예술도 중요하지만, 생활 속에서 참여하는 것도 의미가 크다. 능동적 참여와 체험으로 삶은 더 윤기가 난다. ‘벚꽃엔딩’ 기타 반주를 배우고 싶었던 작은 숙원이 며칠 사이 실현됐다. 주민센터 기타 강좌에서의 두어 시간 학습으로 말이다. 흥얼거리기만 했던 곡이 이제 노래도 반주도 된다는 것 아닌가.
화사한 꽃들이 지는 들녘을 그린 백중기 화가의 그림에서도 선율의 여운이 감돌고 있다. 그는 백두대간의 굳세고 장엄한 위용을 거대한 화폭에다 힘찬 필치로 그려온 작가다. 대지와 산맥에 서린 우리 국토의 정기와 웅혼(雄渾)을 담아내는 ‘화실의 고산자(古山子)’라 일컬어진다. 그런 그에게도 4월은 각별하다.
우연히 마주한 평범한 풍경 같지만, 들뜬 감정보다는 차분한 관조와 성찰이 묻어난다. 딱히 화창하다 할 수도 없는 날, 황사를 동반한 서풍의 바람결이 느껴진다. 언제나 그렇듯이 꽃들은 짓궂은 날씨 속에 피었다 진다. 꽃이 지는 바로 이 지점부터 치열한 삶이 시작된다는 것을 깨닫는다. 나무나 우리나.
이재언 미술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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