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인세 1분기 5.5조 감소

77.7조 목표치 달성 힘들듯
‘전국민 25만원’ 추경 우려 ↑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법인세 납부 1·2위’ 기업들이 올해는 법인세를 한 푼도 내지 않으면서, 정부가 지난해보다 한참 낮춰 잡은 올해 법인세 목표치(77조7000억 원) 달성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계속 연장되는 유류세 인하 조치로 다른 세목 여건도 좋지 않은 탓에 2012∼2014년 이후 10년 만에 3년 연속 세수 결손이 발생할 가능성이 고조되고 있다. 세수 여건이 어려워졌으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전 국민 1인당 25만 원 지급’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을 고수하면서 악화하는 국가재정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기획재정부가 30일 발표한 ‘국세수입 현황’(2024년 3월)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법인세(18조7000억 원)는 역대급 세수 결손이 발생한 전년(24조3000억 원)보다 5조5000억 원이나 줄면서 법인세 수입이 1년 전보다 22.8%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초 정부는 올해 법인세가 지난해 예산(105조 원)보다 26.0%(27조3000억 원) 줄어든 77조7000억 원 정도가 걷힐 것으로 예측하고 있었으나, 목표치를 밑돌 공산이 커졌다. 특히, 지난해 반도체 업황 부진으로 삼성전자가 11조5000억 원 적자(개별 재무제표 기준)를 내며 지난 1972년 이후 52년 만에 법인세를 내지 않은 여파가 컸다. SK하이닉스도 4조6000억 원의 적자를 내면서 우리나라 전체 법인세의 10%가량을 납부하는 두 기업이 법인세를 내지 않았고, 두 기업 외에도 적자 기업이 잇따르면서 올해도 대규모 세수 결손은 불가피해 보인다. 한국거래소와 한국상장사협의회가 이달 초 발표한 ‘2023사업연도 결산실적 분석’ 자료에 따르면 12월 결산 코스피 상장사 615곳의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123조8332억 원으로 전년 대비 24.0% 이상 급감했다.

오는 6월까지 2개월 추가로 연장된 유류세 인하도 세수 여건을 악화시키고 있다. 올해 정부가 전망한 교통·환경·에너지세는 15조3000억 원인데, 이는 올해 5∼6월부터는 유류세 인하 조치가 원상 복구된다는 전제로 추산된 수치다. 지난해 나랏빚(국가채무·1126조7000억 원)이 사상 처음으로 1100조 원을 돌파한 상황에서, 총선용 포퓰리즘 공약이 난무하면서 국가재정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박훈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정부가 올해 예산안을 편성할 때 줄어들 것을 전제로 국세수입을 전망하기는 했지만, 1분기 상황을 보고 세수 추계를 다시 할 필요도 있어 보인다”고 밝혔다.

전세원 기자 jsw@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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