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혼합니다 - 박지황(34)·김지혜(여·34) 예비부부

저(지혜)와 예비신랑(예랑)은 결혼 문제로 다투고 헤어진 후에 다시 결혼을 결심했습니다. 지난 2020년 9월 예랑의 군대 후임이 저희 사이에 다리를 놓아주면서 알게 됐습니다. 당시 진중하고 잔잔한 사람을 만나고 싶었는데 예랑은 제가 찾던 그런 사람이었어요. 적극적으로 다가오는 남자들과 달리, 표현 등에 있어 신중한 예랑의 태도가 오히려 제 마음을 움직였죠. “네가 좋아하는 행동만 할 수는 없겠지만 싫어하는 행동은 절대 하지 않을게”라는 예랑의 고백으로 저희는 연인이 됐어요.

연인으로 알아가면 알아갈수록 예랑은 뜨거웠다가 한순간에 식어버리는 이전 연애 상대와 확연히 달랐어요. “보고 싶다” “사랑한다” 등 애정 표현도 신중했죠. 이 사람과 잔잔하게 오래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여느 연인들처럼 위기도 있었어요. 이유는 결혼 문제였죠. 연애 3년 차쯤 이대로 사귀면 당연히 결혼으로 이어질 거로 생각했어요. 더욱이 30대에 들어서면서 만나 나이도 어린 편이 아니었으니까요. 하지만 저와 달리 예랑은 결혼에 대해 무겁게 또 버겁게 받아들이고 있었어요. 최대한 그 부담을 덜어주고자 많은 대화를 나눴지만 바뀌는 건 없었어요. “나에게 확신을 주든지 놓아주든지 결정해”라는 제 압박에 예랑은 3개월가량 진지하게 고민해 보겠다며 즉답을 피했어요. 시간이 흐른 뒤에도 예랑은 “결혼은 아직 어려운 이야기”라며 변하지 않았어요. 결국 저희는 헤어졌죠.

이별하고 나서 예랑이 제게 몇 번 다가왔지만 저는 이제 와 결혼하자며 매달리는 게 얄미웠어요. 또 이기적이라고 생각했죠. 하지만 다른 사람을 만나려 해도 마음이 열리지 않았어요. 제 감정을 외면하지 말고 집중해 보기로 생각을 고쳐먹었죠. 그렇게 다시 만난 예랑은 많은 노력을 통해 변해 있었어요. 저희는 재결합하며 동시에 결혼 준비를 시작했어요. 우여곡절 많은 연애 기간을 마치고 오는 11월 결혼식을 치르며 부부가 돼요. 함께 성장할 미래가 기대돼요.

sum-la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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