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 96.6% 달해…사실상 포화
일각선 “채 상병 특검에 밀린 듯”


조희대 대법원장 취임 이후 재판 지연 해소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법원이 판사 정원 확대 무산 가능성이라는 암초를 만났다. 법원은 신속한 재판을 위해 판사 수 확대가 가장 중요하다고 보고 있지만, 국회가 미온적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1일 법원행정처에 따르면 지난 4월 말 기준 법관 현원은 3105명으로 정원(3214명)의 96.6%에 달한다. 현원이 정원에 이토록 근접할 때까지 법관 증원이 되지 않은 전례가 없다고 한다. 현 상황이 유지된다면 오는 10월 임용이 예정된 2024년도 신규 법관 수는 두 자릿수에 그칠 수 있다. 정원을 다 채우면 109명까지 늘릴 수 있지만, 보통 여유 인원을 남겨 놓기 때문이다. 신규 임용 법관은 2020년 158명, 2021년 157명, 2022년 139명, 2023년 123명으로 꾸준히 세 자릿수를 유지해 왔다. 판사 숫자는 법률로 정해지는데 현행 ‘각급 법원 판사 정원법’은 국내 법관 정원을 3214명으로 규정하고 있다. 지난 2014년 370명이 증원된 이후 그대로 묶여 있다. 2022년 정부 입법으로 판사 정원을 370명 더 늘리는 개정안이 발의됐지만, 임기 만료를 한 달 앞둔 21대 국회에서 법 통과가 불투명하다.

법원은 각종 자료와 쟁점이 많은 사건이 증가하고 공판중심주의가 강화되면서 판사를 늘리지 않고는 재판 기간을 줄이는 게 불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조 대법원장 취임 후 법원장이 장기 미제 사건 재판을 직접 담당하는 방법 등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지만, 판사 증원이 가장 기본이라는 것이다.

만약 21대 국회 임기가 종료되면 재발의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판사 증원은 더 기약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판사 출신 한 변호사는 “이번에 통과가 불발되면 기획재정부와 예산 협의부터 다시 해야 하는 등 모든 게 원점으로 돌아가게 된다”고 말했다. 현재 여야는 판사 정원법 처리에 뚜렷한 입장을 정리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무연 기자 nosmoke@munhwa.com
김무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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