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중·동구 2026년까지 변경
광주도 지명변경 여론 수렴중


인천=지건태 기자 jus216@munhwa.com

인천시가 전국 7개 특·광역시 가운데 처음으로 서(西)구, 동(東)구 등과 같은 ‘동서남북’ 방위식 구(區) 지명을 모두 없애기로 했다. 행정의 편의성만을 위한 방위식 지명 대신 지역의 역사와 문화적 정체성을 반영한 지명으로 바꾸려는 것이다.

1일 인천시에 따르면 행정체제 개편이 추진되는 서구의 지명을 오는 2026년 7월에 출범하는 민선 9기에 맞춰 변경하기로 했다. 변경된 지명은 지역 교육청과 경찰서 등 공공기관 명칭에도 반영된다.

현재 인천 지역 10개 지방자치단체 중 방위식 명칭을 사용하는 자치구는 서구를 포함, 중구, 동구 등 3곳이다. 중구와 동구도 2026년까지 경계를 조정하면서 영종구와 제물포구로 각각 명칭을 변경하기로 했다. 현행 ‘지방자치법’상 지자체 명칭 변경은 법률로 정한다. 그 전에 주민여론과 공감대 형성, 명칭 공모 등의 관련 절차를 거쳐야 한다.

앞서 인천 미추홀구(옛 남구)는 지난 2018년 주민투표와 법률 개정 등 2년간의 관련 절차를 밟아 50년 넘게 사용한 방위식 지명을 자체 폐기했다. 지금의 지명은 비류 백제의 근원지인 미추홀(현재 문학산)에서 가져왔다.

4개 구가 방위식 지명을 쓰는 광주시도 2022년에 ‘자치구 명칭 변경 토론회’를 열고 여론을 수렴 중이다. 그러나 지명 변경을 반대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아 진척은 없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지명 변경으로 도로 표지와 주소, 공공기관 등의 명칭도 바꿔야 해 혼란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방위식 지명은 지역의 역사·문화적 정체성을 반영하지 못할 뿐 아니라 식민지 잔재라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일제강점기 조선총독부는 식민 통치의 편리성을 위해 우리나라 고유 지명을 방위는 물론, 숫자 등을 사용해 변경했다. 지금도 7개 특·광역시 25개 자치구가 같은 방위식 지명을 사용한다. 일반 행정지명 중에서도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와 경북 울릉군 북·서면, 서울 양천구 신월 1∼7동 등 방위와 숫자가 들어간 지명이 상당수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세계화와 지방화가 동시에 진행되는 시대에 지명은 도시 경쟁력을 높이는 중요한 브랜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지건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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