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선 의료현장, "PA 간호사 진료 행위 법제화"필요
전공의들의 이탈로 인해 빚어진 의료 공백 사태 해결을 위해 정부가 PA 간호사 시범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의료 현장에서는 ‘법적인 보호 장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간호법이 제정되기 전까지는 법적 보호를 받을 수 없어 안정적인 업무가 어렵다는 지적이다.
2일 의료계 등에 따르면 보건복지부가 지난 2월부터 PA 간호사 시범 사업을 실시하고 있지만, 실제 활동하는 PA 간호사의 불안감은 큰 상황이다. PA는 의료 보조인력, 전담 간호사 등으로 불리며 수술 보조, 응급상황 보조 등 의료행위를 하는 간호사를 말한다. 의료계 추산에 따르면 국내 PA 간호사는 1만 명에 달한다.
복지부는 의료인력 부족에 대처하기 위해 선진국에서 활용되고 있는 PA 간호사 합법화를 추진하면서, 시범사업을 통해 일부 의사 업무를 대신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번 시범사업을 통해 PA 간호사가 검사, 치료, 수술, 마취, 중환자 관리 등에 할 수 있는 업무 기준을 제시했다. 이 업무 기준을 보면 PA 간호사는 수술 부위의 봉합과 매듭, 동맥과 정맥의 결찰을 비롯한 위험한 수술의 보조 행위, 체위 충격파 시술 등 치료 및 처리를 할 수 있게 됐다.
문제는 복지부가 제시한 기준과는 달리 PA 간호사의 업무가 법 적용에 따라 불법으로 평가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정부는 보건의료기본법에 따라 법적 보호를 받을 수 있다고 설명하지만, 의료법에는 관련 사항이 규정돼 있지 않다는 게 의료계 설명이다. 실제 지난 1월 대법원은 체외충격파 치료를 시행한 간호사와 치료를 지시한 의사에 대해 무면허 의료행위로 벌금형을 확정한 바 있다. 이는 보건범죄 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보특법)에 의한 것이다. 보특법은 부정 의료업자에 대해 2년 이상 유기징역 또는 무기징역에 처하고 벌금형을 병과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PA 간호사가 수술이나 진료 보조 등 ‘의료 행위’에 해당하는 업무를 하게 될 경우 의사도 처벌을 받게 된다. 금고 이상 형을 받을 경우 면허 결격 사유에 해당돼 PA 간호사를 활용하는 의사는 면허 취소도 가능해진다.
의료계 관계자는 "만일 수사 기관이 작심하고 단속을 하면 전국 1만여 명의 PA는 물론 함께 일하는 의사들도 모두 면허를 잃게 될 수도 있다"며 "환자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일정 수준의 규제가 있는 것은 당연하지만 보특법 같은 현행법을 준수하는 것은 실제 의료 현장과는 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문제 해결을 위해선 PA 간호사의 진료 행위 법제화가 하루 빨리 진행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복지부는 1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여야 간사단에 간호법안 수정안을 제출한 바 있다. 국회에서 법안이 통과되면 간호사 활동 영역이 넓어지고, 법적 보호 장치가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이용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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