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K-팝 기업인 하이브와 자회사 어도어 민희진 대표 간 경영권 분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지난 2월 민 대표가 단독으로 소속 걸그룹 뉴진스의 전속계약을 해지 및 갱신할 수 있는 권한을 요구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2일 하이브는 “그런 요구가 있었던 건 정확한 사실”이라고 했고, 어도어는 이를 인정하면서도 “독립적인 레이블 운영을 위한 요청이었다”고 반박했다.
민 대표 측 법률대리인은 지난 2월 16일 주주 간 계약서 수정안을 하이브에 보냈다. ‘대표이사의 권한’이라는 항목에 6가지를 요구했고, 그중 6번은 ‘어도어 소속 아티스트와의 전속계약 혹은 에이전시 계약의 체결 변경 해지 및 갱신’이다. 하이브 관계자는 “주요 경영사항에 대해 어도어 이사회가 아니라 민희진 대표의 단독 승인을 받도록 수정하려고 시도한 것으로 너무 비상식적이고 놀랍다”고 말했다.
민 대표의 요구가 관철되면 뉴진스는 어도어 이사회나 하이브의 동의 없이 민 대표 개인의 결정으로 어도어를 떠날 수 있게 된다. 이는 앞서 하이브가 지난달 민 대표와 어도어 경영진에 대한 감사를 실시한 후 25일 공개한 중간 결과 발표 중 ‘어도어는 빈 껍데기가 됨’이라는 대화록 내용과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
이에 대해 민 대표 측은 “지난 1월 하이브 박지원 대표와의 대면미팅에서 외부 용역사 선정과 전속계약을 포함한 중요 계약 체결에 관한 사항을 대표이사 권한으로 할 것을 요구했다”면서 “이는 뉴진스의 데뷔 과정에서 나왔던 불합리한 간섭을 해결하고, 독립적인 레이블 운영을 위한 요청사항이었다”는 입장을 내놨다.
박기수 한양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는 “이런 요구는 논리적으로 성립이 안 되고, 사실이라면 민 대표가 (어도어) 전복 의도를 갖고 있다고 봐야 한다. 알짜 콘텐츠만 빼가려는 나쁜 의도”라면서 “향후에도 크리에이터와 이를 뒷받침하는 자본의 갈등은 계속될 수밖에 없지만, 중요한 건 기존 계약에 준하는 범위 안에서 합의를 도출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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