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월 소비자물가 2.9% 상승
정부 가격안정자금 투입 효과
목표치인 2%대로 떨어졌지만
과일류는 작년대비 38% 뛰어
배값 102% 올라 최대 상승률
중동리스크에 유가도 큰 변수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2.9%)이 3개월 만에 물가 안정 목표인 2%대로 떨어졌다. 먹거리 가격 상승 억제 등 정부의 지속적인 정책 노력이 반영된 결과다. 하지만 일부 과수 품목과 과채류 등이 계절적 요인으로 인해 여전히 높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특히 중동 위기로 인한 국제유가 상승세도 이어지고 있어 2%대 물가 안정을 유지하려는 정부의 고심은 당분간 이어질 수밖에 없어 보인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4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물가상승률은 올해 1월(2.8%) 이후 3개월 만에 2%대에 안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정부의 1500억 원 규모의 긴급 가격안정자금 투입, 대체 과일 수입 및 할당관세 인하 등 정부의 물가 상승 억제 정책들이 효과를 발휘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동 위기 고조로 인해 국제유가 불안이 컸지만 예상보다 상승 폭이 높지 않았던 점 역시 2%대 물가 상승률 안착의 이유로 꼽힌다. 석유류는 2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지만, 물가상승률 기여도는 0.05%포인트에 그쳤다.
공미숙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워낙 중동 정세가 불안정했는데 석유류 가격이 생각보다는 많이 오르지 않았다”며 “외생변수인 석유류 가격을 주의해서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근원물가 지수들도 2%대 초반까지 떨어졌다.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2.2% 오르면서 전달(2.4%)보다 상승률이 0.2%포인트 낮아졌다.
하지만 안심하긴 아직 이르다. 밥상 물가를 구성하는 과채류 가격이 여전히 높기 때문이다. 배값의 경우 102.9%로 역대 최대 상승률(1975년 1월 이후)을 기록하는 등 과일을 중심으로 한 먹거리 가격 강세는 이어지고 있다. 과일 가격 상승의 여파로 아몬드를 제외한 과일류인 신선과실은 전년보다 38.7% 뛰었다. 생선·해산물·채소·과일 등 기상 조건이나 계절에 따라 가격 변동이 큰 55개 품목 물가를 반영하는 신선식품지수는 1년 전보다 19.1% 오르며 7개월 연속 두 자릿수를 이어갔다. 다행히 할당관세를 적용받는 망고(-24.6%)와 바나나(-9.2%) 등에서는 가격 인하 효과가 일부 반영됐다. 공 심의관은 “사과나 배는 저장량과 출하량이 적은 탓에 가격이 크게 떨어지기는 어렵고 햇과일이 새로 출하될 때까지는 가격이 유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농산물과 함께 국제유가와 수입물가 상승이 물가의 상방 압력을 키우는 요인들로 꼽히고 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언제든 3%대에 재진입할 수 있다”면서 “물가를 자극할 수 있는 ‘전 국민 1인당 25만 원 지급’을 위한 추가경정예산 편성은 정치권이 자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전세원 기자 jsw@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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