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복지부, 3개 법 수정안 제출

간호사 - 전문 - 간무사 자격 구분
PA인력 수술·진료 보조 등 규정

필수의료 기피현상에 의사 부족
제도 밖 전문간호사 1만명 활동

의협 “의료인 면허 범위 무너져”


3개월째 접어든 의사 집단행동에 따른 의료 공백을 간호사들이 메우고 있는 가운데 간호업계 숙원인 ‘간호법안(가칭)’이 이르면 이달 내 제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국회에서 법안이 통과되면 간호사 활동 영역이 넓어지고, 법적 보호 장치가 마련되는 데 이어 의사들이 줄곧 반대해온 ‘진료지원(PA) 간호사’도 합법화될 것으로 보인다. 의사 중심의 의료법 체계에서 의사 외에 다른 직역 관련 법안이 제정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일 의료계 등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전날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여야 간사단에 간호법안 수정안을 제출했다. 이는 유의동·최연숙 국민의힘 의원과 고영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각각 발의한 간호사 관련 3개 법안을 조율한 안이다. 여야 간사단은 수정안을 복지위에 상정하기 위해 막바지 작업을 하고 있다. 앞서 지난해 4월 말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간호법은 대통령 거부권 행사로 폐기된 바 있다.

수정안은 간호사의 업무 범위를 명확하게 규정하고 있다. 폐기된 간호법에서 문제가 됐던 ‘지역사회’ 대신 보건의료기관, 학교, 산업현장, 재가·각종 사회복지시설로 간호사 활동 영역을 명시했다. 단 재택간호 전담기관 개설 대상에 간호사가 포함되는 항목은 수정안에서 제외됐다. 간호사와 전문간호사, 간호조무사를 구분해 자격과 업무 범위도 적시됐다. 전문간호사는 자격을 인정받은 분야에서 의사의 포괄적 지도나 위임하에 진료 지원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 구체적인 업무 범위는 복지부령으로 정해진다.

20여 년간 불법의 영역에서 수술 보조 등 의사 역할을 대신해왔던 PA 간호사가 제도권에서 양성화된다. PA 간호사는 필수의료 기피 현상 탓에 의사가 부족해지자 늘어났는데 현재 1만 명 이상 활동 중이다. PA 간호사 공식 명칭과 법안명은 복지위에 상정돼 병합 심사되는 과정에서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PA 간호사 제도화 등을 담은 간호법안은 의사들이 수십 년간 반대한 탓에 번번이 무산됐다. 대한의사협회(의협)는 “PA 간호사의 불법 의료행위가 양성화되면 의료인 면허 범위가 무너지고 의료 현장은 불법이 판칠 것”이라고 반발했다.

간호법안 제정은 초고령사회에 접어들면서 전문적인 간호 수요가 늘었고, 선진국처럼 각 의료직역을 세분화해 의료서비스의 질을 끌어올려야 하는 만큼 미룰 수 없는 의료개혁 과제로 꼽힌다. 상황도 달라졌다. 전공의 집단사직으로 의료 공백이 발생하자 간호사들 역할이 부각됐고, PA 간호사는 의사 역할을 일부 대신할 수 있는 직역으로 떠올랐다.

간호법안 통과에 대한 정부 의지는 강하다. 복지부 관계자는 “이달 내 법안이 복지위와 법제사법위원회, 본회의까지 모두 통과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달 18일부터 대한간호협회와 함께 PA 간호사 대상 시범 교육에 들어가 전문 역량을 본격적으로 키우고 있다.

권도경 기자 kw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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