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정부 ‘강경노선’ 재차 확인
전공의 대표는 첫 이사회 불참
의료계 ‘초강경파’로 꼽히는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이 이끄는 의협 집행부가 2일 공식 출범했다. 임 회장은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에 대해 ‘한심한 정책’ ‘의료 농단’이라고 비판하며 내부 결집을 강조했지만, 정작 의사 집단행동 당사자인 전공의들과는 불협화음을 내고 있다.
임 회장은 이날 오전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에서 취임식을 열고 “의협은 과학적인 근거 제시를 통해 정부가 진행하고 있는 정책이 얼마나 잘못되었고, 나아가 한심한 정책인지 깨닫도록 하겠다”며 대정부 ‘강경 노선’을 재차 확인했다. 임 회장은 “정부가 앵무새처럼 주장하고 있는 2000명 증원의 근거는 이미 연구 당사자들에 의해 아전인수 격으로 해석되었음이 만천하에 밝혀졌다”며 “무엇보다 최근 국립 의대들의 정원을 자율적으로 조정토록 한 것은 2000명이라는 숫자가 아무런 근거조차 없음을 정부가 스스로 자인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의료 농단이자 또 교육 농단을 바로잡는 그 시작은 바로 오늘 42대 집행부가 출범하는 날”이라며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가장 큰 이슈인 의대 정원 2000명 증원 문제를 비롯, 진료 현장에서 겪고 있는 각종 불합리한 정책들에 대해 하나하나 뜯어고쳐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임 회장은 전날 전공의·의대생·의대 교수 등을 모두 포함한 ‘범의료계 협의체’를 구성하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하지만 전공의들이 “협의한 바 없다”며 선을 그으면서 새 집행부는 출범과 동시에 삐걱대는 모습이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은 전날 “임 회장과 범의료계 협의체 구성에 대해 협의한 바 없다”며 “임 회장의 독단적인 행동을 심히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 비대위원장은 신임 집행부에서 정책이사를 맡았지만 이날 첫 상임 이사회 회의에 불참했다. 류옥하다 전 가톨릭중앙의료원 인턴 대표도 “의협은 동료 전공의들과 후배 학생들을 대변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임 회장은 이를 의식한 듯 이날 “사분오열돼 패배주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도록 하고, 그런 상황에서 철저한 통제 속에 옴짝달싹 못 하도록 하는 것이 정부의 간절한 바람일 것”이라며 “힘을 모아달라”고 말했다.
전수한 기자 haniha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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