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도박 자금 고리 대출 피해
전국 초중고 1만2000곳에 발령


지난해 온라인 도박 ‘바카라’(카드 2장을 더해 수의 끝자리가 9에 가까우면 이기는 게임)에 빠져 있던 고등학생 A(17) 군은 우연히 SNS 광고를 보고 사채업자에게 10만 원을 빌렸다가 ‘이자 폭탄’을 맞았다. 업자가 도박 사이트에 대리 입금을 해주면 일주일 후 15만 원을 상환하는 조건이었다. 일주일에 이자율이 50%로, 연 2600%에 달했다. A 군은 10만 원을 도박으로 탕진해 15만 원을 갚아야 했다.

A 군처럼 사이버 도박에 빠진 청소년들을 ‘타깃’으로 한 고리 대출이 급증하자 경찰이 처음으로 전국 초·중·고 1만2000여 곳에 ‘대리 입금 경보’를 발령하기로 했다. 이들은 현행 법정 이자율(연 최대 20%)을 훌쩍 넘는 고금리로 청소년들을 유혹하고 있다. 3일 경찰청에 따르면 이들은 도박에 빠진 청소년들을 상대로 10만∼20만 원 미만의 소액을 빌려주겠다고 접근, 원하는 곳에 대리 입금해주는 대가로 연 2000% 이상의 이자를 받고 있다. 지난해 도박 혐의로 형사 입건된 청소년(14∼19세 미만)은 171명으로 전년(74명)에 비해 2.3배로 증가했다. 한 경찰 관계자는 “이자를 감당하지 못해 사기, 절도 등 2차 범죄로 빠지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10만 원 미만의 소액 대출은 현행법상 법정 최고금리 적용을 받지 않기 때문에 이자 폭탄을 맞게 되는 경우가 다반사다. 일부 학생은 직접 고리대 행위에 가담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지난해 ‘마약 음료 사건’과 흉기 난동 예고 글 확산 당시에도 전국 학교에 관련 범죄 유형에 대한 경보를 발령한 바 있다.

김규태 기자 kgt90@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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