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안 유천리 요지에서 출토된 청자 일괄. 문화재청 제공
부안 유천리 요지에서 출토된 청자 일괄. 문화재청 제공


전라북도 부안 유천리 요지(가마터)에서 고려청자 가마와 도자기 공방터로 추정되는 생산시설이 모습을 드러냈다.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원 국립완주문화재연구소는 올해 2월부터 부안 유천리 요지 2∼3구역 사이에서 실시된 시굴조사에서 고려청자 가마와 공방지로 추정되는 생산시설과 폐기된 자기, 벽체편 등을 확인했다고 8일 밝혔다.

가마는 구릉의 경사면을 따라 총 4기가 확인됐으며, 내부에서는 자기, 가마 벽체편과 함께 갑발, 도지미 등 자기를 구울 때 사용되는 요도구(窯道具)가 함께 출토됐다.

가마에서 약 6∼7m 떨어진 지점에 위치한 공방지에서는 원형 도기 항아리 2점과 직사각형 수혈이 발견됐다. 그 내부와 주변에 분포한 회백색 점토는 국립문화재연구원 보존과학연구실의 X-선 회절분석, 레이저 입도분석 등을 실시 결과, 도자기의 바탕흙인 태토로 사용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뿐만 아니라 12세기 중반∼13세기 전반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대접, 접시, 잔 등 일반 기종에서부터 향로, 주자(注子), 참외모양 병 등 특수한 기종까지 다양하게 출토됐다. 특히, 고려의 왕 명종의 묘인 지릉(1202년)과 희종의 묘인 석릉(1237년)에서의 출토품과 유사한 접시 편과 용문 향로 초벌 편 등 왕실 혹은 귀족계층이 사용하기 위한 것으로 추정되는 고급 청자의 모습도 확인됐다.

부안 유천리 요지에서 출토된 수피룡 문양 향로 초벌편. 문화재청 제공
부안 유천리 요지에서 출토된 수피룡 문양 향로 초벌편. 문화재청 제공


이번 부안 유천리 요지 조사를 통해 처음으로 드러난 고려청자 태토를 가공하기 위한 공방지는 향후 고려청자의 재료와 생산 체계를 밝히는 중요한 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는 기대를 모은다.

한편 부안 유천리 요지는 일제강점기인 1929년 일본 학자 노모리 켄(野守健)에 의해 발견된 후 1963년 사적으로 지정됐다. 1966년 국립중앙박물관의 부안 유천리 요지 12호 가마 주변에 대해 실시한 조사를 시작으로, 1997년 이후 2∼7구역에 대한 시·발굴조사가 꾸준히 진행되어 12세기 후반∼13세기 사용된 대규모 고려청자 가마터와 관련된 건물지 등이 드러났다.

장상민 기자
장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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