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의, 제조기업 2230개사 투자 통향 조사
국내 제조기업 3곳 중 1곳이 올해 상반기 투자를 애초 계획보다 축소하거나 지연하고 있다고 답한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특히 불안정한 원자재 가격이 가장 큰 투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전국 2230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투자 동향을 조사한 결과, 응답 기업의 34.2%가 ‘당초 계획보다 축소되거나 지연되고 있다’고 답했다고 9일 밝혔다. ‘당초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다’는 응답은 61.1%, ‘당초 계획보다 확대되고 있다’는 4.7%였다.
기업들은 투자가 계획보다 줄어든 요인으로 ‘원자재가 등 생산비용 증가’(31.2%)를 가장 많이 꼽았다. 불안정한 국제유가와 원자재가 흐름에 대응하느라 투자자금 여력을 생산비용으로 돌린 것으로 풀이된다. ▲수요·판매 부진으로 신규 투자 필요성 저하(25.9%)▲고금리 지속에 따른 투자자금 조달 부담(21.1%)▲수출 등 경기 불확실성으로 투자 위험 상승(14.2%) 등이 뒤를 이었다.
업종별 투자 상황을 보면 배터리 핵심소재 가격 반등으로 업황 개선이 기대되는 전자장비, 이차전지 업종에서는 당초 계획대로 투자가 진행되거나 확대되고 있다는 응답이 차례로 89.2%, 87.5%를 차지했다. K-뷰티 인기로 화장품 수요와 미용 의료기기 수출이 확대되면서 의료·정밀과 화장품 업종에서도 순조로운 투자 상황을 보였다. 반도체의 경우 정보기술(IT) 경기 회복에 따라 생산·수출이 본격적으로 증가하면서 상반기 투자 전망을 ‘확대’로 응답한 기업이 9.1%로 집계됐다. 이는 조사 업종 중 가장 높은 수치다.
투자 회복이 더딘 업종으로는 전방산업과 건설업 위축 속에 제조원가 부담이 커지고 있는 비금속광물과 중국 내수 부진 및 공급 확대로 업황 부진을 겪는 철강 업종이 꼽혔다. ‘당초 계획보다 축소되거나 지연’이라는 응답이 비금속광물 업종에서는 46.3%, 철강 업종에서는 39.9%로 나타났다.
국내 제조기업이 투자계획 수립에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요소는 ‘투자 비용 대비 수익성’(54.7%)이었다. ‘경쟁업체 간 시장 상황’(16.1%), ‘현금 흐름 등 이용가능한 자금 사정’(15.2%), ‘기술개발 및 혁신 필요성’(11.0%) 등이 뒤를 따랐다.
대한상의는 국내 기업이 계획된 투자를 차질 없이 진행하기 위해서는 첨단산업 육성을 위한 보조금 등 투자 인센티브 확대, 기회발전 특구 등 지역투자 촉진, 올해 말 일몰 예정인 임시투자세액공제 연장 등 정부의 과감한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현수 대한상의 경제정책팀장은 "경제의 불확실성을 낮추고 기업이 안심하고 투자에 매진할 수 있도록 기업 친화적인 환경이 적극적으로 조성돼야 한다"고 말했다.
최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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