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난에 10여년간 지지부진
중국, 해양패권 확대 전략 차질


베이징=박세희 특파원 saysay@munhwa.com

니카라과가 중국 기업에 내줬던 대운하 개발 사업권을 10여 년 만에 취소했다. 중국 기업의 자금난으로 공사가 초반부터 난항을 겪은 데다 주민들의 반대도 계속됐기 때문이다. 대운하 개발로 미국 해양 패권에 도전하려던 중국이 모양새를 구기게 됐다.

8일 AP통신 등에 따르면 니카라과 국회는 이날 정부에서 제출한 대양운하법 개정안을 가결 처리했다. 개정안에는 중국 신웨이(信威)공사 왕징(王靖) 회장이 이끄는 홍콩니카라과운하개발(HKND)에 부여했던 가칭 ‘니카라과 운하’ 건설권과 운영권을 거둬들이는 내용이 담겼다. 이 운하는 니카라과를 동서로 가로질러 동남부 카리브해 연안 푼타 고르다에서 니카라과 호수를 거쳐 태평양 연안까지 총연장 278㎞ 규모로 지어질 예정이었다. 파나마운하(82㎞)의 3배가 넘는 길이로, 총사업비는 500억 달러(약 68조 원)에 달했으며 항만, 공항, 인공호수, 자유무역지대, 관광리조트 건설도 함께 예정돼 있었다.

그러나 HKND는 사업을 따낸 이듬해인 2014년 12월 현장 접근용 도로 건설을 위한 상징적인 착공식 이후 공사를 제대로 진행하지 못했다. 사업 초기에 왕 회장이 중국 증시 폭락으로 자산을 대부분 잃으면서 자금난에 빠진 것이다. 2018년에는 HKND 본사(홍콩 소재)가 폐쇄되기까지 했다. 또 수천 명의 니카라과 주민들이 토지 압류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인 데다 환경 파괴 논란까지 제기된 점도 걸림돌이 됐다.
박세희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