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게 피는 꽃도 꽃이랍니다.”
최근 전화로 만난 이 작가는 “내 인생에 글은 없다고 생각했다”며 책 출간은 예상치 못했다고 털어놨다. 1996년 신춘 대중문학상을 받았지만 “글보다는 밥을 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그로부터 30여 년 뒤, 지인이 운영하는 인터넷 매체에 올렸던 글이 우연한 기회로 SNS서 화제가 됐고 이연실 이야기장수 대표의 눈에 들어오게 된 것이다.
60대 신예 작가의 에세이는 어떻게 SNS 세대를 사로잡았을까? 가족사와 얽혀 들어가는 음식 이야기가 주는 “추억과 페이소스가 공감을 형성해준 것 같다”고 이 작가는 설명했다. 이 작가의 기막힌 가족사는 언제나 음식과 버무려진다. 가난한 집안에서 반장을 하려 했다는 이유로 어린 시절 담임선생에게 따귀를 맞은 후에는 친구와 꿀 호떡을 나눠 먹었다. 가정에 소홀했던 남편을 떠나보내고 이 작가의 어머니는 페루로 떠나 국화빵을 팔았다.
그에게 가족의 의미는 각별할 수밖에 없다. 꿈을 포기하고 밥벌이를 선택한 이유도 가족이고 지금 글을 쓰게 된 것도 가족 때문이다. 어버이날에 태어난 것부터 시작해 오랜 기간 소망하던 자신의 에세이를 낸 것도 가정의 달인 5월이다. 그리고 그는 자신에게 다가오는 그 의미를 자신의 책처럼 표현했다. “가족은 잡채 같아요. 잡채라는 음식은 정말 맛있는데 잘못 버무리면 떡이 되어버리거든요. 재료가 하나라도 없으면 빠진 티가 확 나고요. 무엇보다 혼자 먹으면 맛이 없죠.”
신재우 기자 shin2roo@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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