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야학' 교편 6년… 79세 이주성 교사

“칠순에 대학에 진학해 졸업한 후 후배들을 가르치려고 야학으로 돌아왔지요. 딱 여든까지만 교단에 서고 싶은데, 요즘 몸이 안 좋아져서 큰일입니다.”

강동야간학교(강동야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이주성(여·79) 교사는 이곳에서 중·고등학교 검정고시에 합격한 학생 출신이다. 그는 “지난 2010년 4월 내 발로 야학에 찾아가 중·고등학교 검정고시를 연달아 붙고 방송통신대 12학번으로 입학했다”며 “낮에는 도서관에 가고 밤에는 야학에서 공부했고, 대학 입학원서도 야학 선생님들이 써줘 언젠가는 배운 걸 돌려줘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최고령으로 방통대 교육학과에 입학한 이 교사는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4년 대학 생활 동안 MT 등 모든 행사에 참석했다. 내친김에 교육자가 되고 싶다는 생각에 평생교육사 자격증까지 땄다. “지금 배워서 뭐하냐”는 핀잔을 주는 가족들 말에 상처도 받았다. 하지만 “지금 주눅 들고 포기하면 나에게는 다음이 없다”는 마음으로 버텼다.

이 교사가 강동야학에 돌아온 건 2018년. 백발의 제자들은 “나도 선생님처럼 끝까지 공부할 수 있을까”라고 물었다. 이 교사는 “포기는 배추 셀 때나 하고 시간은 자꾸 가니 빨리 시작해서 끝까지 버티라”고 답했다. 그의 도움으로 한글을 뗀 제자들은 “글을 읽을 수 있게 되니, 버스를 타도 내가 어디 가는지 정확히 알 수 있어 배운 보람이 있다”며 뛸 듯이 기뻐했다. 이 교사는 “공부는 인간의 자긍심을 키워준다”고 말했다.

이 교사에게 교육이란 ‘내가 가진 걸 다 주고 싶은 마음’이다. 노교사가 자신에게 내준 마지막 숙제는 딱 1년만 더 버텨 80세까지 머릿속에 있는 걸 학생들에게 다 알려주고 떠나는 것이다. 야학에 오는 길, 스승은 오늘도 ‘하루만 더’를 되뇐다.

김선영 기자 sun2@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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