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빵요정의 세상의 모든 디저트 - 카페 ‘드소영’
많은 이들에게 오래 기억되는 디저트에서는, 맛을 설계하는 기술자가 추구하는 주관적 목표가 분명하게 존재합니다. 소상공인 창업 열풍에 힘입어 짧은 기술 연수 후에 곧바로 문을 여는 디저트 전문 브랜드들이 많았던 때가 있었습니다. 그로 인해 제품의 질적 수준이 하향선을 그리게 된 때에도 끊임없이 자신의 감각과 색채를 잃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이들이 있어 지금의 디저트의 수준이 이 정도의 질을 유지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많은 이들에게 ‘한입의 사치’라는 이미지로 등장한 대표적인 디저트 아이템 중 하나가 바로 마카롱이었습니다. 프랑스의 디저트로 알려져 있지만 그 원형은 이탈리아에서 만들어졌습니다. 이탈리아의 머랭 쿠키 두 개 사이에 크림을 샌드해서 완성한 과자가 마카롱이었습니다. 16세기 중반 이탈리아 피렌체의 귀족 메디치가와 프랑스 국왕 앙리 2세와의 결혼식이 바로 마카롱의 시작이었습니다. 카트린 드 메디치의 혼수품 중 하나가 바로 이 마카롱의 원형이 된 과자라고 합니다. 이렇게 프랑스에 도착한 머랭 과자가 프랑스의 다양한 지방으로 퍼져 나가 향토 과자로 자리 잡기 시작합니다.
당시 마카롱은 지금의 우리에게 익숙한 형태가 아닌 무척 다양한 버전으로 새롭게 탄생하기도 했습니다. 보르도 지역의 특산물인 와인이 첨가된 생테밀리옹 마카롱이나 헤이즐넛을 담뿍 넣은 마시악의 마카롱, 큼직한 크기에 바삭하고 부드러운 샤토랭의 마카롱, 머랭을 사용하지 않은 낭시 지역의 마카롱들이 각자 경쟁하면서 새로운 레시피들로 점차 발전하게 됩니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단맛이 강조되고 색상이 화려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이렇듯 세계사의 흐름과 함께 아시아의 한 나라에까지 전해진 이 마카롱은 많은 고초(?)를 겪으며 다양한 이슈가 되어 왔습니다. ‘한 알에 3000원 정도의 가격이 합리적인가’하는 질문이 있었고, ‘그렇다면 크림을 가득 채워 볼륨을 살려보자’란 대답이 나오면서 이른바 ‘뚱카롱’이라는 괴식으로까지 이어지기도 했습니다.
이런 괴식 덕분에 되레 머랭으로 만든 코크와 속을 채우는 크림의 향과 질감, 그리고 포인트로 들어가는 과일 잼까지 다양한 구성으로 정제된 조화미를 뽐내는 훌륭한 마카롱을 찾는 마니아들이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마카롱은 이탈리아 머랭 또는 프렌치 머랭을 사용했는지에 따라 질감의 차이가 큽니다.

김혜준 푸드 콘텐츠 디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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