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기중앙회 토론회서 지적

“명확성·과잉금지 원칙 위배
실질적 사고 예방조치 시급”


올해부터 50인 미만 사업장까지 확대 적용된 중대재해처벌법이 중대재해 감소에 기여하고 있지 못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전문가들은 중처법이 오히려 재해예방에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면서 법 적용 자체를 유예하는 등의 개선이 시급하다고 경고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16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중기중앙회 KBIZ홀에서 ‘중대재해처벌법 개선 및 산재예방 방안’을 주제로 열린 토론회에서 이 같은 의견이 나왔다고 밝혔다. 이날 토론회에서 전문가들은 중처법의 개정 방향을 모색하고 실효성 있는 산재예방 방안을 논의했다.

정진우 서울과학기술대 안전공학과 교수는 “중처법은 엄벌만능주의의 산물로 중대재해 감소에 기여하지 못하고 있다”며 “중처법은 명확성의 원칙, 과잉금지의 원칙 등 헌법 원칙과 안전원리에 배치되는 부분이 많다”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이로 인해 수사기관의 자의적 법집행이 우려되고 오히려 재해예방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는 만큼 중처법은 하루빨리 대대적으로 정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명로 중기중앙회 인력정책본부장은 “인력과 예산 사정이 넉넉지 않은 중소기업은 서류 중심 대응이 아닌 실질적인 예방조치로서 안전수칙의 작성·주지(교육)·준수 여부 확인·미준수 시 인사 조치 등 단계별 안전수칙 준수관리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명구 을지대 보건환경안전학과 교수는 “(중처법에서) ‘경영책임자에 대한 1년 이상의 징역’은 과다한 벌칙”이라며 “개인사업주에게 징역형은 결국 사업 중단을 뜻하기 때문에 차라리 벌금의 하한 규정을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법조계에서는 의무규정 명확화와 공적 인증제도 도입, 법 적용 유예 등 개선방안을 제시했다. 최진원 태평양 변호사는 “중처법은 최근 헌법소원까지 제기될 정도로 의무규정이 불명확하다는 문제가 있다”며 “처벌에 집중하기보다는 사업장이 산업안전보건법상 안전보건 조치의무를 충실히 이행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중대재해 예방 측면에서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중기중앙회는 공공조달형 납품대금 연동제 도입을 위한 토론회도 개최했다. 전문가들은 민간시장에 도입된 납품대금 연동제를 공공 조달시장에 도입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박지웅 기자 topspi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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