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의 불펜 투수 노경은(40)은 1984년생이다. 올해 마흔이다. 마흔은 프로야구 선수에게는 사실상 현역 생활의 마지노선으로 여겨지는 나이. 공자가 마흔을 그 어떤 것에도 흔들리지 않는 나이라며 ‘불혹(不惑)’이라는 표현을 썼지만, 프로야구 선수들에게 현실은 언제 꺼질지 모르는 바람 앞의 등불과 같다. 근력과 스피드가 떨어지는 등 세월의 무게는 속일 수 없기 때문. 아무리 자기 관리를 철저히 해도 마흔이 되기 전에 무언의 은퇴 압력을 받는다.
노경은은 단순히 오래 야구를 하는 것뿐만 아니라, 팀 전력에서 없어서는 안 될 핵심적인 역할을 해내고 있다. 노경은은 17일 기준, 2024 신한은행 쏠(SOL) 뱅크 KBO리그에서 13홀드(4승 2패·평균자책점 2.89)를 챙겨 이 부문 리그 1위를 달리고 있다. 노경은은 SSG 벤치에서 경기 후반 가장 믿고 꺼낼 수 있는 카드. 실제 16일 경기까지 SSG는 45경기를 치렀고, 이중 노경은이 마운드에 오른 횟수는 25차례나 된다. 공을 많이 던지면 피로는 쌓일 수밖에 없는데, 노경은의 경기력에서 처짐이 보이지 않는다.
노경은은 16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가진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그냥, 저는 그냥 제가 맡은 자리에서 그냥 묵묵히 내 역할을 하는 게 다다. 조용히 이닝을 먹고, 중요한 순간 실점을 막아주는 게 내 자리다. 내가 맡은 자리에서만 최선을 다하면 좋은 결과는 따라올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노경은은 주변에서 ‘루틴 신봉자’로 불린다. 노경은은 야구와 운동에 마이너스가 될 행동은 절대 하지 않는다. 정해진 시간에 식사하고, 야구장에 출근한다. 개인 훈련에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대부분 ‘롱런’하는 선수들의 루틴과 같다. 그런데 다른 선수들과는 독특한 루틴도 있다. 노경은은 자신의 등판이 끝나면 반드시 웨이트트레이닝장으로 이동해 러닝을 뛴다. 근육 운동으로 생성된 젖산은 배출되지 않으면, 피로감을 쉽게 느끼게 된다. 러닝은 체내 피로물질인 젖산을 빼내는 데 효과적이다. 노경은은 등판 뒤 러닝을 할 수 없는 원정경기에선 반신욕으로 쌓인 땀을 쫙 뺀다.
노경은은 "시즌 중 웨이트트레이닝은 많이 하지 않은 편이다. 주변에서 어깨가 넓고 팔뚝이 두껍기에 웨이트를 많이 하는 것으로 아는 데, 그렇지 않다. 가장 중요한 것은 피로다. 피로가 쌓이면 어깨가 무거워진다. 몸이 지칠 땐 반드시 땀을 많이 빼려고 한다"고 귀띔했다. 그러면서 "물론 웨이트는 중요하다. 나는 겨울에 근력 웨이트에 중점을 둔다. 겨울에 해 놓은 것은 시즌 중 연료로 쓰고 있다. 단순히 웨이트만 하는 게 아니라, 펌핑된 근육에 드라이브라인 웨이트볼(무거운 공)을 던지며 순발력을 넣어주는 프로그램을 소화한다"고 덧붙였다.
노경은은 올해 개인적인 목표는 세우지 않았다. 그는 "올해 다른 목표보다. 팀의 우승이 가장 큰 목표"라면서 "우승 반지를 한번 껴보니, 어쩔 수 없더라. 정말 중독성이 강한 것 같다. 한번 우승을 해 본 선수는 그 맛을 잊지 못한다. 그래도 올해도 꼭 우승 반지를 끼고 싶다"고 웃으며 말했다.
인천 = 정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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