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구경찰, 총책 등 37명 검거·19명 구속
고수익 취업 미끼 밀입국 범죄조직 가입시켜
지난해 한국인 19명 구출
비상장 코인 매수 투자금 끌어들여 잠적
대구=박천학 기자
미얀마와 라오스, 태국 3개 국가가 만나는 ‘골든 트라이앵글’ 지역을 거점으로 한 투자 사기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고수익 해외 취업을 미끼로 한국인을 이곳으로 유인해 범죄 조직에 가입시키고 무장 경비원이 있는 건물에 감금한 채 사기 범행을 강요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우리 대사관 요청으로 감금된 19명이 미얀마 경찰에 의해 풀려나기도 했다.
대구경찰청은 범죄단체 조직과 사기 혐의로 37명을 검거하고 이 중 총책 A 씨 등 19명을 구속 송치했다고 21일 밝혔다. 또 해외에 체류 중인 다른 총책 B 씨 등 6명은 인터폴에 적색수배를 요청했다. A 씨 등은 투자사기 조직을 만들어 지난해 12월부터 지난 1월까지 피해자 308명에게서 256억 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A 씨 등은 고수익을 미끼로 해외 취업을 시켜주겠다고 속이고 취업에 관심을 보이는 C 씨 등 한국인들에게 항공권을 주고 태국으로 오게 한 뒤 버스와 배를 이용해 미얀마로 밀입국시켜 범죄 조직에 가입시켰다. A 씨 등은 이후 여권과 휴대전화를 빼앗은 후 무장 경비원이 있는 건물에 감금하고 사기 범행을 강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러한 사실은 지난해 10월 제보로 드러났다. 당시 우리 국민이 미얀마 타칠레익 지역에서 불법 업체에 의해 감금됐다는 제보가 외교부와 주미얀마대사관 등으로 전달됐으며 미얀마 경찰은 해당 업체를 수색해 한국인 19명을 구출했다. 이들은 모두 지난해 11월 한국에 입국했다.
경찰은 A 씨 등이 지난해 7월부터 불특정 다수에게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 링크를 무작위로 발송,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1 대 1 채팅방 초대 링크를 다시 보내 투자 전문가를 사칭하는 사람이 있는 채팅방으로 유인했다. 이어 투자 라이브방송을 보게 하고 퀴즈 이벤트에 참여하면 현금으로 인출이 가능한 포인트를 주거나 실제 주식 종목을 추천하는 등 2~3개월 동안 피해자들을 안심시킨 뒤 비상장 코인을 매수하면 큰 수익을 올릴 수 있다면서 투자금을 끌어모은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A 씨 등은 피해자들이 환급을 요구하면 수수료를 내야 출금할 수 있다며 시간을 끌다가 연락을 끊고 잠적하는 방식으로 범행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확인된 범죄 수익금 1억600만 원에 대해 기소 전 추징 보전했다,
한편 타칠레익은 미얀마와 라오스, 태국 3개 국가의 접경 산악지대인 골든 트라이앵글 지역에 있으며 이 지역에선 온라인 사기나 보이스피싱, 인신매매 등 불법 활동을 하는 업체가 기승을 부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청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투자 리딩방 사기 사건은 약 2100건이며 피해 금액은 약 2000억 원에 이른다. 경찰 관계자는 “유명 연예인을 사칭하거나 허위 사이트를 개설해 사람들을 유인하는 등 범행 수법이 치밀해지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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