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는 23·24일 서울 공연 강행
김천 공연도 취소여부 안 밝혀
질타여론에 환불수수료는 면제
극성팬, 신뢰 깨질까 외려 결속
경찰, 음주량 확인 수사 주력
뺑소니 혐의로 입건된 가수 김호중(33·사진)이 음주운전 사실까지 인정했으나 서울 공연은 강행한다. 대중적 공분과 별개로 공인 의식이 실종된 김호중의 독불장군 행보, 그리고 여전히 그를 지지하는 뜻을 밝히는 비뚤어진 ‘콘크리트 팬덤’이 낳은 병리 현상이다.
김호중은 오는 23, 24일 열리는 ‘월드 유니온 오케스트라 슈퍼클래식 김호중&프리마돈나’ 무대에 선다. 이런 비상식적인 행동은 결국 ‘돈’과 결부된다. 김호중의 입장에서는 개인적 잘못으로 공연에서 하차할 경우 발생하는 막대한 위약금을 부담해야 하는 상황 속에서 팬덤의 응원을 바탕으로 무대에 서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아울러 그의 소속사가 주최·주관하는 25∼26일 김천 공연에 대한 취소 입장도 뚜렷하게 밝히지 않고 있다. 서울 공연을 마친 후 이미 티켓이 매진된 김천 공연까지 강행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오히려 일부 팬덤은 “티켓을 구매해서 김호중에게 힘을 실어주자”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티켓은 사되, 윤리적 차원에서 공연장은 찾지 않는 일명 ‘영혼 보내기’ 움직임도 포착된다.
일부 팬덤과 일반 대중은 김호중의 이 같은 행보에 등을 돌리고 있다. 2주 전 김호중의 소속사는 해당 행사의 티켓이 ‘매진’됐다고 발표했으나, 21일 오전 현재 판매율은 70% 수준이다. 지난 14일 이 사건이 불거진 후 적잖은 취소 표가 나온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김호중의 출연 강행에 대한 질타가 이어지자 티켓 관리처인 멜론은 이날 “티켓 취소 수수료를 면제한다”고 밝혔다.
팬덤의 맹목적 지지를 잘 알고 있는 김호중과 소속사가 보인 일련의 행동 역시 경찰 수사에 협조하거나 대중적 이해를 구하기보다는 ‘팬덤 달래기’에 가깝다. 지난 19일 음주 사실을 인정할 때도 언론 보도자료 배포 전 팬카페를 통해 먼저 입장을 밝혔다. 김호중은 언론에는 “크게 후회하고 반성한다”면서도 팬카페에는 “모든 결과가 나오면 이곳 집으로 돌아오겠다”며 복귀 의사를 강조했다가 논란이 일자 삭제했다. 회원 수가 15만 명에 이르는 김호중의 팬카페 트바로티의 운영진 역시 20일 공식 사과 입장을 내면서도 “일부 팬의 의견이 마치 팬덤 전체의 의견인 듯 무분별하게 언론에 보도되는 상황이 원통하다”는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극성 팬덤이 ‘인지 부조화’를 겪고 있다며 “약속된 날짜에 종말이 오지 않으면 신도들은 ‘우리가 속았다’가 아니라 ‘우리의 기도가 더 필요하다’는 식으로 대응한다”면서 “그동안의 신뢰가 무너지면 더 괴롭기 때문에 기존 입장을 고수하며 ‘우리’의 결속을 더 다지는 식”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경찰은 김호중의 음주운전을 비롯해 증거인멸, 공무집행방해 등 혐의 입증에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김호중이 음주 사실을 인정하고 자진 출석 의사를 밝힌 만큼 경찰은 당장 구속 수사를 검토하기보다는 소환 조사를 통한 진술 확보와 추가 증거 찾기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김호중이 ‘3차’에 걸쳐 마신 술의 양을 확인하는 것이 관건이다. 앞서 경찰은 ‘위드마크 공식’을 적용해 당시 김호중의 혈중알코올농도를 유추하겠다고 밝혔지만, 김호중의 체중(약 92㎏)과 현재 드러난 음주량 등을 해당 공식에 대입하면 음주운전 기준치에 미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동석자·종업원 진술과 영상, 영수증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실제 음주량을 파악할 계획이다.
안진용·조재연·조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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