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문재인 회동… 조국도 만날듯
각계 인사들과 세심한 일정
“존재감 과시” 비판적 시각도


황우여(사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문재인 전 대통령 등 야권 인사도 만나는 등 적극적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관리형 비대위원장’ 역할을 넘어 총선 참패 후 당 재건의 틀을 새로 닦으며 외연 확장, 정치복원을 시도하겠다는 의지라는 평가가 22일 나온다.

황 비대위원장은 오는 23일 봉하마을에서 열리는 노무현 전 대통령 추도식에 참석한 뒤 문 전 대통령과 만날 예정이다. 문 전 대통령이 퇴임한 후 여당 대표가 예방하는 것은 처음이다. 황 비대위원장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허은아 개혁신당 대표를 연이어 만났고,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와의 만남 가능성도 열려있는 상태다. 조 대표가 아직 당선인 신분이고 오는 7월 20일 조국혁신당이 전당대회로 새 대표를 뽑아서 변수가 남아 있지만, 만남 자체를 부정적으로 보는 분위기는 전혀 아니다.

만나는 대상 선정뿐 아니라 일정 순서도 통합에 초점을 두고 세심하게 짜고 있다. 황 비대위원장은 전직 대통령 예방 중 박근혜 전 대통령 일정을 제일 마지막에 배치했다. 서울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 경남에서 문 전 대통령을 만난 뒤 보수의 심장이라 불리는 대구를 제일 마지막 지역으로 한 것이다. 취임 후 종교계 인사들을 예방할 때도 독실한 기독교인으로 알려진 황 비대위원장은 20일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정순택 대주교를 먼저 만났다. 이후 21일 한국교회총연합 장종현 대표회장을 예방했다.

황 비대위원장의 최근 행보는 외연 확장과 정치복원의 메시지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비대위 관계자는 “보수라는 건 ‘연결’이란 의미”도 있다며 “여와 야, 과거와 미래를 연결하고 중심에 서야 중도에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고 말했다.

당 일각에서는 황 비대위원장이 단순 전당대회 준비를 위한 2개월짜리 비대위에 그치지 않고 자신의 존재감을 과시하려는 것이라는 비판의 시선도 있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6개월 임기를 최대한 채우면서 본인의 인지도나 영향력을 높이려는 의도로 보인다”면서 “이런 스케줄대로라면 7~8월에도 전당대회를 치르지 못하고 더 미뤄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당내 관계자는 “문 전 대통령을 만나는 것은 요즘 회고록 출간 후 김정숙 여사의 인도 방문을 비판하고 있는 우리 당의 기류랑은 거꾸로 가는 게 아닌가 싶다”고 지적했다.

김보름 기자 fullmoon@munhwa.com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